마이크로폰용 칩 전문업체인 알에프세미가 올해 하반기부터 국내 첫 미세전자기계시스템(MEMS) 마이크로폰 양산에 들어간다.
이 회사는 전북 익산 공장에 신규 부지를 확보해 초도 물량을 생산할 수 있는 설비를 짖고 있으며, 연내 20억∼30억원의 추가 투자를 진행할 계획이다. 반제품 상태로 조립된 멤스 마이크로폰은 중국 유명 마이크로폰 모듈 업체와 국내 모듈 업체에 공급될 예정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알에프세미(대표 이진효)는 멤스 마이크로폰 제조 공정에 관한 특허권을 확보했으며, 직접 설계하고 개발한 설비로 생산라인을 구축하고 있다. 설비 상당 부분은 기존 ECM(마이크로폰용 내장칩) 라인을 수정해서 활용하기 때문에 투자 부담은 크지 않다는 것이 회사측 설명이다.
멤스 마이크로폰은 노울스어쿠스틱스, 인피니언 등 해외 업체들이 주로 생산, 공급해 왔다. 그동안 일부 국내 업체들이 개발에 성공했으나, 공정이 까다로워 양산에는 성공하지 못했다.
무엇보다 멤스 마이크로폰은 높은 성능에도 불구하고 기존 마이크로폰에 비해 가격이 50% 이상 비싸다는 단점 때문에 휴대폰 제조업체들이 채택을 꺼려왔다. 그러나 최근 스마트폰의 활성화와 태블릿PC의 등장으로 상황이 달라졌다. 음성인식 기술의 필요성이 부각되면서 고급 마이크로폰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음성 인식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잡음이 없고 성능이 좋은 멤스 마이크로폰 같은 제품이 필요하다.
알에프세미는 글로벌 ECM 세계 시장 점유율을 50% 이상 확보하고 있는 업체로 전 세계에서 가장 얇고 작은 칩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멤스 마이크로폰 공정 중 핵심은 음성 수신용 미세 금속 떨림판을 삽입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금속 떨림판이 찢어지는 등 불량이 발생한다. 알에프세미는 그동안 확보한 소재 및 공정 기술을 통해 이 문제점을 극복했다.
멤스 마이크로폰은 기존 ECM 방식보다 작지만 훨씬 좋은 음질을 구현할 수 있다. 또 기존 마이크로폰 제품은 표면실장기기(SMD) 공정 이전에 여러 번 이동하면서 조립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지만, 멤스 마이크로폰은 반도체 공정처럼 기판(PCB)에 바로 부착할 수 있어 생산비 절감, 수율 향상 등을 기대할 수 있다. 기존 마이크로폰이 단품 테스트와 실장 테스트가 다르게 나타나는 반면 멤스 마이크로폰은 거의 동일한 수치를 기록한다.
이진효 사장은 “지난해 231억 매출을 기록했는데, 대부분이 ECM 관련 매출이었다”면서 “올해 하반기부터 멤스 마이크로폰 양산을 통해 50억원의 추가 매출을 올리는 등 신규 사업을 통한 매출 다각화로 370억원의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익산(전북)=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