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로호 최종 조사결과와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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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로호 페어링 분리 실패에 대한 명확한 원인이 끝내 미궁 속에 묻혔다.

지난 5개월 간 조사위원회가 총 400회 이상의 실험과 5200여건의 문서 검토 등을 거쳐 단일 해답을 도출하고자 노력했지만 두 가지로 ‘추정’ 원인을 도출하는 데 만족해야 했다.

정부는 조사위의 활동이 사실상 종료된 만큼 올해 상반기에 예정된 2차 발사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한·러 실패조사위원회(FRB)의 추가 재발사 논의에 대해서는 ‘시기상조’라며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조사위 “방전·기계적 끼임 사실 규명”=이번 최종 조사 결과 발표에서 조사위는 지난해 11월 발표에서 언급한 ‘기계적·전기적 결함’에 대해 보다 구체적인 원인을 밝혀냈다고 설명했다.

조사위는 첫 번째 추정 원인에 대해 이륙 후 216초에 페어링 분리 명령 발생 이후 페어링분리구동장치(FSDU)로부터 페어링 분리장치로 고전압 전류가 공급될 때 전기배선 장치에 방전이 발생, 분리화약이 폭발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두번 째로는 216초에 분리화약은 폭발하였으나 분리화약 폭발이후 페어링 분리기구가 불완전하게 작동해 분리기구 내부에 기계적 끼임 현상 등이 발생해 나머지 페어링이 216초에 분리되지 않았을 것으로 추정했다. 또 이후 540.8초에 한쪽 페어링이 최종적으로 분리된 것은 위성과 나로호 상단의 충돌로 인해 발생했다는 점도 추가로 언급했다.

◇단일 원인 규명·사전 예측 불가능했나=이러한 결과에 대해 단일 원인 규명과 방전에 대한 사전 예측 등이 불가능했는지 의문이 제기됐다.

이인 조사위원장은 “나로호 상단의 실물을 확인할 수 없는 상황에서 실증 자료인 원격 측정 정보로는 모든 페어링 분리상황을 정확하게 확인할 수 없다”며 “지상 시험의 결과는 확률적으로 나타나므로 한 가지 원인으로 결론 내리기에는 한계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페어링 분리 문제로 임무에 실패한 미국 ‘토러스’도 4개로 원인을 추려내는 데 그쳤다는 것.

또 전 세계적으로 페어링 분리로 인한 궤도진입 실패 사례가 15%에 달하는 만큼 미리 사전 예방이 필요하지 않았냐는 지적에 대해서도 이 위원장은 “모든 가능성을 100% 사전 검토해보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추가 재발사 논의 ‘시기상조’=이제 관심은 상반기로 목표를 잡은 2차 발사와 이번 조사위와는 별도로 운영되는 한·러 FRB의 추가 ‘재발사’ 여부다.

항우연은 지난 1일 나로호 2차 발사를 위한 발사대 성능 점검 시험에 착수, 약 4개월 동안 점검시험과 인증시험을 진행하기로 했다.

항우연은 러시아로부터 나로호 1단을 인수받는 시기가 3월 말 또는 4월 초이고, 1단 이수 이후 ‘2개월+알파’의 시일이 소요된다고 밝혀 하반기 이후 발사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이와 함께 1차 발사 이후부터 관심을 모았던 추가 재발사 여부는 아직 논의할 단계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조광래 항우연 발사체연구본부장은 “3차까지 진행한 FRB에서는 1차 비정상 분리 원인까지만 공유했고 의도적으로 재발사 논의는 이슈화하지 않았다”며 “현재로서는 2차 발사 성공에 양측 모두 중점을 둔다”고 말했다.

김유경기자 yuky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