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대표 민계식)이 세계 최대 원통형 FPSO(부유식 원유생산저장하역설비)를 수주하는데 성공했다.
현대중공업은 최근 노르웨이 ENI Norge AS사와 총 11억달러(1조2907억원 상당)의 FPSO 공사 계약을 체결했다고 8일 밝혔다. FPSO는 바다 위에서 원유를 저장, 생산, 처리하는 기능을 갖춰 해상의 정유공장으로 불린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4월 세계 최초로 완공한 FPSO 전용 도크에서 내년 11월 FPSO 공사에 들어가 2013년말까지 노르웨이 햄머페스트 지역에서 북서쪽으로 약 85km 떨어진 골리앗 해상유전에 설치될 예정이다. 이번 FPSO 공사는 북극해의 추운 날씨와 강한 파도에도 견디도록 기존의 선박 형태와는 달리 원통형으로 제작되어 첨단 설계와 고난도 시공 능력이 요구된다. 현재 원통형 FPSO는 브라질, 북해지역 등에 저장용량 30만배럴 규모 3기만이 운영되어 현대중공업이 제작하는 골리앗 FPSO가 세계 최대 규모이다. 골리앗 FPSO는 지름 112미터, 높이 75미터로 자체 중량만 5만2000톤에 달하고 하루 10만배럴의 원유와 400만㎥의 천연가스를 생산, 정제하며 우리나라 일일 석유 사용량(약 200만배럴)의 절반인 100만배럴의 원유를 저장할 수 있다.
강창준 현대중공업 해양사업본부장은 “이탈리아와 노르웨이 등 세계 유수의 해양설비 전문업체들을 제치고 일괄도급방식(EPC)으로 수주한데 의미가 크다”며 “향후 세계 각지에서 발주될 대형 해양공사 수주전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1996년 브라질 페트로브라스를 시작으로 매년 1척 이상의 FPSO를 건조, 인도해왔으며 원유 200만배럴 이상 저장용량의 초대형 FPSO는 약 60%의 시장점유율를 차지하고 있다.
배일한기자 bail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