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美 연준, 유동성 회수 ‘만지작’

 

미국이 시중 유동성 회수 카드를 만지작거리기 시작했다. 국가 재정적자 부담이 가중되면서 ‘금리인상을 이용한 유동성 회수’와 같은 경제 출구전략을 앞당길 가능성이 커졌다.

9일 월스트리트저널·로이터 등에 따르면 벤 버냉키 미 연방준비제도(이하 연준) 의장이 이달 안에 시중은행의 초과 지급준비금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전해졌다.

1년 이상 이른바 ‘제로(0%) 금리 기조’를 유지해온 연준의 통화정책이 바뀔 조짐인 것. 월스트리트저널은 시중은행의 초과 지급준비금 금리를 인상하는 게 정책금리(연방기금금리) 변화에 앞서 시장에 미칠 충격을 완화할 것으로 풀어냈다.

연준은 시중은행의 초과 지급준비금 금리가 오르면, 시차를 두고 실질 금리 인상으로 이어지는 효과를 기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궁극적으로는 경제 전반에 영향을 미칠 정책금리 인상에 앞선 학습효과를 기대하는 것으로 해석됐다.

또 올 하반기부터 연준이 국채·정부보증채 등을 팔아 시중 유동성 흡수작업에 속도를 더할 것으로 예측됐다. 국채·정부보증채를 사들이며 시중에 유동성을 공급해온 정책이 ‘회수’로 방향을 전환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제임스 불라드 연준 이사도 “상황이 순조롭다면 올 하반기부터 연준이 시장의 반응을 살펴가며 보유 채권을 조금씩 매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혀 정책 전환 가능성을 시사했다.

미 경제·증권계에서는 연준의 금리·유동성 정책 전환 조짐을 시장 반응을 살피려는 뜻으로 해석하기도 했다. 따라서 시장 반응에 따라 연준의 경제 출구전략 선택 시점이 가시권에 들어올 전망이다.

이은용기자 ey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