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가 30나노급 낸드 플래시를 개발한 지 불과 반년 만에 20나노급 제품 개발에도 성공했다.
20나노 낸드 플래시 개발은 인텔과 마이크론의 합작사인 IM플래시테크놀로지에 이은 세계 두 번째다. 하이닉스가 낸드 플래시 시장 강자인 삼성전자, 도시바에 앞서 개발함으로써 기술경쟁력에서 선두 그룹과 어깨를 나란히 한 것으로 평가된다.
하이닉스반도체(대표 김종갑)는 9일 20나노급 64기가비트(Gb) 낸드 플래시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하이닉스가 30나노에서 이번에 20나노로 미세공정을 업그레이드하는데 걸린 시간은 6개월에 불과하다. 하이닉스는 지난 2008년 10월 41나노 제품을 개발한 뒤 32나노 제품을 만들기까지 10개월이 소요된 바 있다.
하이닉스는 인텔과 ST마이크로의 합작사인 뉴모닉스와의 분업 전략을 통해 나노공정 미세화 시기를 단축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 회사 연구소장인 박성욱 부사장은 “이번 제품 개발에는 새로운 공정 기술 채택을 최소화했으면서도 30나노급 대비 2배 가까이 생산성이 높아져 원가경쟁력을 확보한 점도 특징”이라고 말했다.
하이닉스는 20나노 제품을 오는 3분기부터 양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IM플래시테크놀로지가 2분기 양산을 예정하고 있고 삼성전자와 도시바 역시 20나노 제품 출시를 서두를 것으로 보여 올해 낸드 플래시 시장은 20나노 제품들 중심으로 경쟁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낸드 플래시 후발 주자인 하이닉스는 기술 강화와 동시에 양산 능력 확대로 선두 업체들과의 격차를 좁혀 나갈 계획이다. 이의 일환으로 올해 낸드플래시 전용인 청주공장에 1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으며 생산능력을 두 배 확대할 방침이다.
하이닉스는 향후 이번 개발에 적용됐던 노이즈 제거 기술을 적극 활용해 10nm 급 미세제품 개발도 앞당기기로 했다. 노이즈 제거기술은 하나의 셀에 들어 있는 각각의 정보를 물리적으로 분리시켜 셀간 간섭으로 인해 생기는 데이터 중첩 현상을 방지하는 기술이다.
회사 측은 “노이즈 제거 기술을 적용하면 낸드플래시 공정 미세화의 한계를 20나노급 이하까지 확장, 10나노급 낸드플래시 생산도 가능하다”고 전했다.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