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로 악기를 연주하는 사람이나 가난한 뮤지션에게 희소식이 날아들었다. 방음 시설이 없는 곳에서 여러 사람이 동시에 연주할 수 있는 ‘무선 합주시스템’이 국내 기술로 개발됐다. 그동안 뮤지션 한 사람이 자기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인-이어(In-ear) 시스템’이 선보인 적은 있지만 여러 사람이 동시에 연주하고 모니터할 수 있는 제품은 전무했다. 인-이어 제품도 대부분 외산 일색이었다.
기가렉스(대표 이윤재)는 슈어·젠하우저 등 글로벌 브랜드가 독점하던 인-이어 시스템을 대체할 수 있는 무선 합주시스템을 처음으로 상용화했다고 밝혔다. 이윤재 대표는 “3년 동안 기술 개발을 거쳐 여러 사람이 동시에 연주하면서 모니터할 수 있는 제품을 개발하는 성공했다” 며 “한 사람이 아닌 여러 사람이 헤드폰으로 동시에 악기 음을 들으면서 합주할 수 있는 시스템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이 제품은 먼저 15개 악기를 동시에 활용할 수 있다. 수신기 수는 제한이 없으며 수신기 부분에 이퀄라이저(EQ)를 장착해 자신만의 소리를 만들 수 있다. 수신기는 배터리로 구동하며 수신기 안에 충전 회로를 장착해 어댑터를 연결하면 자체 충전도 가능하다. 인-이어 기능은 기본으로 제공한다. 기가렉스 측은 “학원에서 단체 레슨을 할 경우 다른 사람의 악기소리 때문에 정작 자신의 연주는 놓치기 쉬운데 이 시스템은 사용자가 직접 자신의 채널을 정할 수 있어 같은 장소에서 연주를 하더라고 자신의 소리만을 선택해 들을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이 제품은 통역시스템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7개 개별 채널을 지원해 각 채널별로 독립적으로 해당 언어를 선택해 들을 수 있다. 무선으로 별도의 배선 작업도 필요없다.
가격 경쟁력도 갖췄다. 기존 무선 인-이어 모니터는 수신기와 송신기 송신기 1대, 즉 1명을 위한 시스템 가격이 대략 250만 원 수준이었지만 이 제품은 4명 기준으로 150만 원에 불과하다. 이윤재 대표는 “합주를 위해서는 방음과 앰프 시설이 갖춘 합주실을 활용해야 하는 데 시간당 비용도 만만치 않을 뿐 더러 예약도 힘들었다” 며 “이 시스템은 여러 명이 헤드폰과 이어폰으로 합주를 즐길 수 있다”고 말했다.
기가렉스는 이 제품을 이미 국내에 출시했으며 일본 전자악기업체를 중심으로 샘플 공급을 마치는 등 수출도 눈앞에 두고 있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