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에너지 유망기술10] (5)무선전력전송

한국전기연구원의 1㎾ 무선전력전송 시스템 시험 장치
한국전기연구원의 1㎾ 무선전력전송 시스템 시험 장치

가전제품을 사용하다 보면 꼬리처럼 달린 굵은 전선이나 멀티탭이 거추장스럽게 느껴질 때가 많다. 통신은 다 무선인데 충전은 왜 유선으로만 해야 할까.

 ‘무선전력전송’은 전기에너지를 전자기파·전자기 유도 또는 전자기 공진 형태의 ‘무선으로 전달하는 기술’이다. 기존 유선 전원 공급이나 충전 방식을 대체해 전선 없이 언제 어디서나 전력을 공급할 수 있다. 무선전력전송이 무선통신에 이어 유비쿼터스 시대에 미래 사회를 바꿀 주역으로 각광받는 이유다.

 이 기술은 19세기 초 마이클 패러데이의 전자기 유도 실험 및 니콜라 테슬라의 전파를 이용한 무선전송 실험을 시작으로 20세기 중반 원거리 무선전력전송 기술의 산업화와 타당성 조사가 이뤄졌다. 20세기 말부터는 상대적으로 구현이 용이한 근거리 비접촉 무선전원 기술 개발과 상용화 노력이 현재까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대표적으로 미국의 파워캐스트가 라디오파를 이용해 0.1W급 전력 전송에 성공했고, MIT는 자기공명을 이용한 무선전력전송 기술을 개발했다. 일본 닛산은 전기자동차용 10㎾급 비접촉 충전기 개발을 발표한 바 있다. 국내에서는 한국전기연구원이 10여년 전 마이크로파를 이용한 수백 W의 무선전력전송에 성공한 노하우를 토대로 최근 다시 무선전력전송 연구개발에 나섰다. ETRI는 2008년부터 IT 융합을 위해 무선전력 기술 개발에 착수했고 LS전선은 지난해 말 자기공명 무선전력 기술의 사업화에 나서겠다고 선언했다.

 특히 전자제품 업체 입장에서는 무선전력전송은 충전의 불편함과 전선의 거추장스러움을 제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에너지 효율화에 버금가는 경쟁력의 핵심 포인트로 여겨지고 있다. 의료분야는 생체조직에 이식된 보조기기의 전력 공급에 새로운 대안이 될 수도 있다.

 현재 무선전력전송 기술이 넘어야 할 산은 효율성과 함께 인체 안전성 확보다.

 전기연 전기정보망연구센터 박영진 박사는 “무선전력전송은 무선통신보다 높은 에너지 밀도를 다루기 때문에 효율 극복 문제보다도 누가 인체에 보다 안전한 방법으로 전송할 수 있는지가 더 큰 문제”라며 “인체와의 간섭이 가장 적은 자기공명 방식이 무선전력전송의 미래를 결정할 것”으로 전망했다.

  창원=임동식기자 dsl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