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기가 한국 브랜드 파워를 높였다.’
10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대한상공회의소와 외교통상부가 공동으로 개최한 ‘재외공관장-기업인 개별상담회’에 참석한 해외 주재 대사들의 목소리다. 이들은 글로벌 경기침체가 한국산 제품 인지도를 높이는 계기가 됐다며 대기업뿐만 아니라 중소기업들도 해외시장 개척에 관심을 가질 것을 당부했다. 이들은 특히 각국이 실업률 상승으로 일자리에 관심이 큰 만큼 현지 생산 등 투자를 함께 진행한다면 현지 정부의 지원 폭을 크게 늘릴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국 위상, 높아졌다=최근 한국산 제품의 인지도가 지속적으로 상승한 것으로 평가됐다. 한류 열풍에 경기침체로 한국산 제품으로 눈을 돌린 고객들이 만족도가 높아지면서 한국 제품을 다시 찾고 있다는 설명이다.
윤종곤 이집트 대사는 “2000년대 초반부터 한국 드라마가 상영되면서 한국 제품과 기업에 호감을 많이 갖고 있다”며 “TV시장은 우리 기업들이 압도적으로 1위를 나타내고 있다”고 말했다. 양봉렬 말레이시아 대사도 “현지 방송에서 날마다 한국 드라마가 상영되고 최근에는 한국 음식도 인기가 높다”고 밝혔다.
한동안 한국 제품의 점유율이 상승할 것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하찬호 캐나다 대사는 “지난해 환율효과로 한국 상품이 잘 팔렸지만 올해 환율이 다시 원상복귀하면 주춤할 것으로 봤는데 그렇지 않다”며 “한국산 제품을 한번 써보니 가격대비 품질 만족도가 높으면서 충성도가 생기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중소기업, 현지 시장 이해 먼저=중소기업도 최근 높아진 한국산 제품 위상을 적극 활용하라는 주문도 나왔다. 다만 현지 제도와 상관습이 한국과 다른 만큼 현지 공관과 KOTRA 등 한국 정부기관을 적극 이용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홍락 볼리비아 대사는 “현지 진출 중소기업 가운데 브로커(에이전트)를 잘못 만나 어려움에 처하는 기업들이 있다”며 “대사관은 민간 브로커들이 믿을 수 있는지 확인이 가능하다”며 적극 이용을 당부했다. 김한수 남아프리카공화국 대사는 “남아공 정부 입찰 일정 부분은 흑인기업에 돌아가는 등 그곳의 상황을 잘 알아야 한다”며 그럼에도 “남아공이 9억 아프리카 시장의 관문인 만큼 장기적으로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외교부는 이번 행사를 계기로 재외공관장들이 현지 기업과의 거래알선 및 현지 경영 애로해소 등을 함께 논의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류우익 중국 대사는 “이번에 기업 고충을 듣고 무엇을 해야할지 고민하게 됐다”고 말했다. 양봉렬 말레이시아 대사는 “‘경제’는 공관 업무중에 제일 중요한 업무”라며 “기업인들을 수시로 만나고 현지 대표 기업과의 자리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김준배기자 jo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