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가전회사들이 중국 정부가 추진하는 2010년 가전하향(家電下鄕) 정책에 군침을 삼키고 있다. 중국 정부가 올해 가전하향 제품 가격 상한선을 지난해보다 두 배 가량 확대하면서 적잖은 이익 실현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2009년까지 수익성을 이유로 소극적으로 참여했던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올해 가전하향에 각각 57개 모델, 36개 모델을 등록시켰다. 가전하향이란 중국 정부가 농촌지역 소비진작과 경기부양을 위해 TV·휴대폰·냉장고 등 9개 가전제품을 구매한 농민에게 제품 가격의 13%를 보조금으로 지원하는 제도로, 2008년부터 시행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컬러TV 부문에서 LCD TV, PDP TV 등 평판TV 5개 제품의 공식 공급 업체 자격을 획득했다. 올해 중국 평판TV 시장 수요는 약 3400만대 이상으로 예상되며, 이 가운데 가전하향의 대상이 되는 농촌시장은 전체의 50%에 해당하는 1700만대 이상이 될 것으로 추산된다.
삼성전자는 이 밖에 에어컨(26개 모델), 냉장고(7개 모델), 세탁기(9개 모델), 휴대폰(15개 모델) 등 다른 제품군에서도 공식 공급업체 자격을 획득했다.
삼성전자 측은 “그동안 가전하향 TV 공급 제품의 가격 상한선이 3500위안으로 제한되며, 소형 제품 중심으로 공급되는 상황이어서 참여하지 않았다”며 “올해부터 TV 상한선이 7000위안으로 확대되고 40~42인치 중대형TV까지 판매가 가능해져 적극 참여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LG전자 역시 가전부문 36개 모델을 앞세워 10억명에 달하는 중국 농심 잡기에 나선다. 휴대폰은 참여하지 않았다. 이 회사는 대형 평판TV 5개 모델을 비롯 세탁기(10개 모델), 에어컨(10개 모델), 냉장고(11개 모델) 등 총 46개 모델을 중국 115개 지역에 공급할 수 있는 자격을 확보했다.
LG전자 고위 관계자는 “지난해 가전하향에는 많이 신청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올해는 영업이익이 나는 제품 위주로 신청을 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중국 정부는 가전하향 적용대상 제품의 가격상한으로 컬러TV는 2009년 3500위안(약 58만원)에서 7000위안(118만원)으로 두 배 올렸다. 휴대폰과 세탁기도 1000위안(16만9000원)과 2500위안(42만3000원)에서 각각 2000위안(33만9000원)과 3500위안(59만3000원)으로 높였다.
김원석기자 stone201@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