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 비즈,또 다른 코리아의 힘]<3>기후변화를 넘어서자 (1)프롤로그

[그린 비즈,또 다른 코리아의 힘]<3>기후변화를 넘어서자 (1)프롤로그

바야흐로 환경이 산업 경쟁력을 결정짓는 시대다. 이에 따라 온실가스 배출의 주범으로 꼽히는 에너지다소비 산업계의 변화 움직임이 두드러진다.

정유 업계는 그린에너지 개발에 집중하며 종합에너지기업으로 탈바꿈을 시도하고 있고 석유화학 업계는 2차전지·탄소나노튜브·태양광 등 그린 분야를 신성장동력 엔진으로 장착하고 있다. 철강 업계에서는 친환경 제철소 건설 등 사업장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량을 극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전자 업계 역시 제품 개발 시 고려하는 핵심기술로 저전력·고효율을 포함시키고 있다. 또 건설 업계에서는 ‘탄소제로주택’ ‘패시브 하우스’ 등 에너지절감형 건축물을 자사의 경쟁력으로 삼고 있으며 자동차 업계는 이미 그린카 개발에 사활을 걸고 있는 상황이다.

전자신문은 연중기획 ‘그린비즈, 또 다른 코리아의 힘’의 제3부 ‘기후변화를 넘어서자’에 기후변화 대응을 뛰어넘어 이를 새로운 성장 기회로 삼고 있는 기업들의 노력과 현장의 모습을 담는다.

◇종합에너지기업으로 변모하는 ‘정유’=정유 업체들은 산업의 패러다임 변화를 읽고 2000년대 들어 새로운 변화에 적응하기 위한 발 빠른 대응에 적극 나서고 있다. 더 이상 정유업에 머물러 있지 않고 종합 에너지사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는 것이다. 석유를 정제해 석유제품을 생산하는 정유업의 공정을 개선해 에너지 절감과 온실가스 감축을 실현하고 있다. 아울러 2차전지 및 수소에너지 등의 개발에 나서며 그린에너지 산업의 주역으로 등장하고 있다.

허동수 GS칼텍스 회장은 “정유 업종은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열교환기 및 폐열회수 시설 설치와 스팀 회수 제고 등을 위해 2000억원을 투자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특히 SK에너지·GS칼텍스·S-OIL·현대오일뱅크 정유 4사는 정부의 에너지 절약 목표관리제 시범사업에 참가했다. 정유 4사는 2010∼2012년 에너지 절감 목표를 연평균 1.3%(절감량 33만9000toe(석유환산톤))로 설정했다.

◇에너지 절약에서 신에너지 개발까지 ‘석유화학’=석유화학 기업들은 에너지를 많이 사용하기 때문에 친환경에 대한 고민은 오래 전부터 해왔고 기후변화 대응 실천도 이미 몸에 밴 상태다. LG화학은 2004년부터 ‘기후변화협약 대응 TF’를 구성, 이산화탄소 저발생 생산체제 구축, 청정개발체제(CDM) 활용 및 배출권 거래 연구, 에너지 저소비 제품 개발 3가지 중장기 전략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또 2007년부터 정부와 공동으로 사내배출권 제도 연구를 시행, 사내배출권 거래를 시범운영하고 있다.

한화석유화학은 ‘태양광 사업’과 ‘탄소나노튜브’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 2007년 태양광 발전의 핵심소재인 태양전지 생산 사업 참여를 선언했고 첫 결과물인 태양전지 상품을 지난달 28일 출하했다. 작년 울산에 연간 30㎿ 규모의 태양전지 공장을 완공했다. 이를 시작으로 2012년에는 생산규모를 330㎿까지 늘리고, 2020년까지 2GW로 확대한다.

OCI는 2006년 그동안 화학산업에서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태양전지 원천재료인 폴리실리콘 개발에 뛰어들어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다.

◇이산화탄소 제로 쇳물 꿈꾸는 ‘철강’=철강 업계 큰형님인 포스코는 2018년까지 연료전지와 풍력·해양에너지·생활폐기물 연료화 등 기후변화대응 사업에 7조원을 투자, 2020년까지 쇳물 1톤 제조 시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2007∼2009년 평균치 대비 9% 감축할 계획이다. 포스코는 이 계획에 따라 쇳물 1톤을 생산하는 데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기존 2.18톤에서 2020년에는 1.98톤으로 최소 9% 낮출 계획이다.

현대제철 일관제철소는 원료 저장에서부터 제품 생산 후 폐기물 처리까지 전 공정을 완벽하게 처리하는 ‘세계 최고 수준의 친환경 일관제철소’로 건설됐다. 또 세계 최초로 밀폐형 제철원료시스템을 도입해 날림먼지를 원천적으로 제거하도록 설계됐다.

동국제강은 지난해 9월 인천제철소에 신개념 전기로인 ‘에코아크 전기로’를 도입했다. 이 공법은 기존 전기로 공법보다 에너지 사용량을 30% 정도 줄일 수 있고 연간 8만t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효과도 얻게 된다.

◇전자제품 사용 시 전기료 걱정 없애는 ‘전자’=삼성·LG전자 등 전자 업계는 친환경 기술 개발과 제품 생산을 주 목표로 삼고 있다. 삼성전자는 녹색경영을 선포하고 오는 2012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50% 이상 줄이고 친환경 소재 제품을 개발하는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LG전자는 2020년까지 생산과정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 배출량은 2008년보다 15만톤을 줄이고 제품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3000만톤을 감축할 계획이다.

특히 IT를 포함한 전자 업계는 그린IT(친환경 정보기술)에 주목하고 있다. IT·전자산업이 그동안 여타 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온실가스 배출량이 적은 청정 산업으로 인식돼 왔지만 IT기기의 사용빈도 증가와 산업 내 IT활용빈도 증가로 새로운 친환경 기술을 개발·도입하는 방법을 택하고 있다.

LG텔레콤·KT 등 이동통신사의 경우 ‘멀티기지국 설캄가 대표적인 ‘그린IT’ 사례다. 멀티기지국이란 기존 2G와 3G 등으로 나뉘어 있던 기지국을 하나의 기지국으로 통합하는 사업이다. 이를 통해 소비전력 절감은 물론이고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절반 이상 줄일 수 있다.

◇에너지 저감 신기술 개발에 매진하는 ‘건설’=건설 업계는 요즘 에너지 저감 신기술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건설 신기술 및 신공법 개발을 통한 에너지 및 시간 절감이 기후변화를 넘어서기 위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우수한 시공능력과 공기를 단축하고 에너지 자원 낭비를 예방하는 신기술은 건설 업계가 굳이 친환경 그린홈을 짓지 않더라도 기후변화를 넘어서는 방안이다.

쌍용건설은 싱가포르에 짓고 있는 마리아 베이 센즈호텔에 적용한 ‘52도 기울기 공법’의 특허출원을 준비 중이다.

포스코건설도 올 상반기 터널공사용 이동식 분진제거 장치와 소둔로 가스 혼입방지장치 등 총 5건의 건설특허를 등록했고, 삼성물산 건설 부문은 최근 공기를 획기적으로 단축하는 원자로 신공법을 개발, 현장에 적용했다.

◇그린카로 기후변화 넘어서는 ‘자동차’=국내 완성차 업계는 친환경차 개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역시 친환경차 개발에 전사적 역량을 총집결하고 있다. 지난해 ‘아반떼 LPI 하이브리드’를 선보였으며 전기모터와 인버터·컨버터·배터리 4가지 핵심 전기동력 부품의 독자 개발 및 국산화에 성공했다. 특히 올해는 중형 세단인 현대차 쏘나타와 기아차 로체에 하이브리드를 결합해 북미 그린카 시장의 문을 두드린다.

특히 현대기아차는 수소연료전지차 분야에서 이미 핵심 부품인 115㎾ 용량의 스택을 독자기술로 개발했고, 올해 말까지 필요한 부품의 99%를 국산화한다는 야심찬 목표다. 2012년 1000대, 2018년에 3만대를 생산할 계획이다. 전기차에서도 현대기아차는 ‘i10전기차’의 양산모델인 ‘i10 EV’를 올해 일부 생산한다.

르노 삼성은 르노 및 르노-닛산 얼라이언스의 일원으로 한국 정부의 녹색성장 정책에 적극 호응, 이른 시일 내 한국에 전기차를 도입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쌍용차는 콤팩트 SUV 모델로 개발 중인 C200에 디젤하이브리드 테크놀로지를 탑재할 ‘C200 ECO’를 개발 중이다. 가솔린 엔진보다 40% 이상의 연료 효율성을 낼 전망이다.

함봉균기자 hbkon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