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경부 `박사특채` 잘나간다

행정고시 출신이 주류를 이뤄온 지식경제부에 새 바람이 불고 있다.

14일 지식경제부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경부 내부에 고시 출신이 아닌 박사 특채 출신 공무원들이 톡톡한 성과를 올리고 있다.

현재 지경부에 근무 중인 박사특채 공무원은 4급 8명, 5급 14명 등 모두 22명. 전문성을 무기로 내세운 이들은 특히 의학과 원자력 등 일반인이 접근하기 어려운 분야에서 입지를 굳혀왔다.

대표적인 케이스가 카이스트 핵공학 박사 출신인 나기용 원자력산업 과장.

지경부에 들어온 이후 줄곧 원자력 관련 업무만 담당해온 나 과장은 지난해 말 아랍에미리트(UAE) 원전 수주 과정에서 탄탄한 전문성을 바탕으로 업무를 주도했다는 평을 받는다.

실제 한-UAE 원전 수출을 위한 경제협력 분야에서 협정이 성공적으로 체결되는 과정에서도 나 과장의 실무 조정이 한 몫을 단단히 했다고 한다.

지경부는 나 과장에 대한 훈장 서훈을 추진 중이다.

현재 UAE에 기술서기관으로 파견돼 있는 채규남 서기관도 박사특채 출신이다.

역시 카이스트 박사 출신인 채 서기관도 UAE 원전 수주 과정에서 나 과장과 호흡을 맞췄고, 계약 체결 이후 현재까지 전반적인 원전 업무를 원만하게 조절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의사 출신인 김성수 사무관도 전공과 관련해 굵직한 정책을 내놓으며 주목받고 있다.

경북대 의대를 졸업한 후 보건복지부에 특채됐다가 2007년 당시 산업자원부로 자리를 옮긴 김 사무관은 지난해와 올해 바이오시밀러 육성 대책과 스마트케어 서비스 등을 잇따라 내놓았다.

의사 출신으로서 평소 느껴온 업계의 문제점을 진단, 한 발짝 앞선 정책을 내놓았다는 평이다.

한 관계자는 “박사 특채 출신들이 최근 자신들의 전문 분야에서 약진하고 있다는 평가가 많다”며 “고시 일변도의 공무원 사회가 다양한 전문가들에게 열린 구조로 변하는 것은 바람직한 일 아니냐”며 분위기를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