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전문가가 본 삼성전자 `호재`와 `악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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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달 전만해도 ‘100만원 돌파’ 기대감으로 최고가인 85만원(종가 기준)까지 올랐던 증시 대표주 삼성전자의 주가가 이달 들어서는 80만원 밑에서 횡보하고 있다.

 16일 삼성전자는 0.80%(6000원) 오른 75만6000원으로 마감했다. 코스피가 글로벌 악재를 점차 가볍게 받아들이면서 상승 행진을 시작하자 삼성전자도 상승세를 타는 중이다.

 추가 조정을 대비해야 할지, 100만원 돌파 기대감은 유효한 것인지 전문가들에게 삼성전자를 둘러싼 호재와 악재를 들어봤다.

 ◇연중 100만원 가능하다=증권가에서 목표주가 100만원이 나오면 그때부터 하락한다는 이른바 ‘삼성전자 100만원 징크스’가 있다. 하지만 담당 연구원들은 업황과 실적이라는 호재가 삼성전자를 든든하게 받쳐주고 있어 이번은 다를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가근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50만원을 바라볼 때 목표주가 100만원을 제시한 것과 80만원일 때 100만원을 낸 것은 다르다”며 “올들어 사상 최고가를 다시 쓴 만큼 연중 100만원 돌파가 가능하다”고 봤다.

 삼성전자의 알짜 사업인 반도체, LCD 업황은 지난 연말부터 상승세를 타면서 올해 사상 최고 실적의 지원군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의 올해 연간 영업이익을 최소 14조원에서 최고 17조원까지 내다보고 있다. IT산업의 전통적인 비수기인 1분기 실적도 예상치를 훌쩍 뛰어넘는 4조원 이상으로 전망된다.

 박영주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LCD·휴대폰·TV 등 전반적으로 실적이 좋지만 특히 반도체 호황으로 영업이익 17조원 달성이 가능할 것”이라며 “하반기 반도체 공급 과잉 상태가 오더라도 삼성전자의 출하량 증가는 경쟁사보다 많지 않아 가격 하락에도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봤다.

 ◇하반기는 상반기만 못할 것=하지만 유럽발 국가부도 우려, 미국·중국의 긴축 가능성이 증시를 압박하면서 삼성전자에도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최대 호황을 기대했던 반도체·LCD 경기가 상반기 고점을 찍고 추락해 하반기 실적이 나빠질 수 있다는 우려도 크다. 올해 삼성전자가 최대 실적을 낼 것이란 전망에는 이견이 없었지만 또다른 전문가들은 하반기 들어 실적 상승폭이 꺾일 것으로 전망한다.

 이정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상반기 삼성전자의 실적이 좋은 것은 확실하지만 1분기를 고점으로 경기선행지수가 꺾이면서 하반기에는 생각보다 수요가 약할 수 있다”며 “주력 사업인 반도체·LCD 부문에서의 수요 감소가 가격 하락으로 맞물려 주가가 떨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사이클 산업은 특성상 업황의 상승세가 꺾이기 시작하면 주가가 덩달아 내리면서 하락세가 길게 지속된다. 소비경기 둔화로 TV·PC·휴대폰 등 수요가 줄면서 1분기를 정점으로 반도체·LCD 가격이 빠지고 삼성전자의 실적이 내려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민희 동부증권 연구원은 “최근 주가 약세는 대외발 악재와 함께 1분기를 고점으로 2분기부터 소비 경기가 꺾일 수 있다는 우려감이 반영돼 있다”며 “글로벌 악재가 덮어지고 하반기 실적이 좋다면 100만원을 넘기는 것도 가능하지만 현재로서는 어려운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차윤주기자 chayj@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