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동의보감] 대보름 오곡밥

 한의학에서는 ‘약보불여식보(藥補不如食補)’라 해서 평소 음식으로 섭생을 잘하는 습관이 아픈 다음 약으로 보하는 치료보다 낫다는 사상이 바탕에 깔려 있다.

 요즘 웰빙을 중시하며 친환경적인 식재료를 찾고 약이 되는 음식(藥膳)이 각광받는 것은 모두 이런 한의학적인 사고와 일맥상통한다.

 약선음식 중에서도 밥상위의 종합영양제라 불릴 만큼 뛰어나며 대보름이 있는 2월에 가장 잘 어울리는 주인공이 ‘오곡밥’이다.

 오는 28일이 정월 대보름이다. 오곡밥은 맛도 좋지만 몸에도 좋다. 오곡밥은 찹쌀·차조·찰수수·붉은 팥·검정콩의 잡곡으로 구성돼 비타민·식이섬유 등이 풍부한 영양식이다.

 찹쌀은 소화기가 약한 사람에게 좋은 식품으로 위기(胃氣)를 보강해주는 효과가 뛰어나다. 평소 위장 기능이 안 좋아 속이 답답하고 설사를 자주 하는 사람이 먹으면 좋으며 ‘동의보감’에서는 이를 ‘보중익기 지곽란(補中益氣 止藿亂)’이라고 표현했다.

 차조는 성질이 약간 차며 비위(脾胃)와 신기(腎氣)를 보하는 식품으로 비위의 열을 없애고 소변을 잘 나오게 하며 설사를 멎게 하고 대장을 튼튼히 하는 효능이 있다. 동의보감에는 현재의 당뇨에 해당되는 ‘소갈(消渴)’에 주로 쓴다고 나와 있어 당뇨병이 있는 사람들에게 활용도가 높다.

 차조와 찹쌀 두 가지만 가지고 밥이나 죽을 해먹어도 소화기가 허약한 사람들에게 보약이 되는 음식이다.

 검정콩은 그 효능이 ‘오장을 보한다’고 나와 있을 정도로 몸에 좋은 식품이다. 식물성 단백질 가운데는 단연 최고며 위장 기능과 대·소변을 원활하게 하고 당뇨와 신장병에도 좋은 효과를 가지며, 해독·해열 작용도 가지고 있다.

 팥은 신기(腎氣)를 도와 소변을 잘 나오게 하고 수종을 치료하며 주독을 없애주고, 수수는 몸의 습열(濕熱)을 내리고 장 기능을 원활히 하는 데 도움을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