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00억원 규모로 조성된 한국IT펀드(KIF:Korea IT Fund)가 모바일 벤처기업 육성의 종잣돈(시드머니)으로 쓰인다. 또 스마트폰에 적합한 요금제를 도입해 세계 최강의 모바일 인터넷 환경을 구축, 전후방 산업을 확대하기로 했다.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은 17일(현지시각) 바르셀로나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무선 IT강국 도약을 위한 비전’을 제시했다. 방통위가 지난해 9월 발표한 무선인터넷 활성화 정책이 규제 완화에 초점을 맞췄다면 이번 ‘비전’은 자금지원을 동반한 첫 ‘진흥’ 정책이 가시화됐다는 점에서 기대된다.
방통위 비전은 무선 IT강국 실현을 위한 벤처기업에 대한 직간접 지원과 적정 요금제 도입을 통한 이른바 ‘개방형 모바일 생태계 조성’에 비중을 뒀다. 우선 3700억원을 투입해 모바일 벤처기업 육성 방침을 천명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방통위가 모바일 벤처기업에 투자하기로 한 KIF는 통신 3사가 IT 분야 투자를 전제로 2002년 결성한 자금이다. 올 12월 해산하려 했으나 펀드 운영기간을 연장하는 방식으로 유지를 결정했다. 한국IT펀드는 즉시 활용 가능한 모(母)펀드 보유현금이 1125억원, 자(子)펀드 등을 포함하면 자산이 3613억원에서 3780억원 규모다.
신용섭 통신정책국장은 “3700억원은 연간 전체 IT 투자 자금의 60%에 해당하는 것으로 대부분 금액을 벤처 육성에 쓴다면 파급 효과가 클 것”이라고 강조했다.
방통위는 국민 대다수가 스마트폰을 사용할 수 있는 환경 조성하겠다는 방침 아래 기존 ‘스마트폰 정액요금제’ 이외에 게임기 PMP 등 IT 기기에서 자유롭게 이용 가능한 통합요금제 도입 등 스마트폰 활성화에 적합한 요금제를 검토하기로 했다. 3G 뿐만 아니라 와이파이(WI-FI), 와이브로 등 우리나라 무선 인프라가 총가동된다.
방통위는 다음 달 5일 이통 사업자, 제조업체, 콘텐츠 업체 등의 최고경영자(CEO)가 참석하는 간담회를 열어 구체적인 협력 방안을 도출한다. 또 이통사, 제조사. 콘텐츠 업체 및 방통위로 구성된 ‘무선 IT 활성화 전담반’을 구성, 세부 과제를 발굴한다.
최시중 위원장은 “글로벌 IT 기업들이 합종연횡하며 혁신적인 기술과 서비스로 ‘모바일 대전’을 벌이고 있다”면서 “2010년을 무선 IT강국 도약의 원년으로 삼고 특히 모바일 벤처 붐을 조성해 대기업과 벤처가 선단으로 해외시장 개척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심규호기자 khs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