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은 17일(현지시각) “모바일 분야에서 제2의 벤처 붐을 일으켜야 우리나라가 좌절하지 않고 나아갈 수 있다”고 말했다. 최 위원장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월드콩그레스 2010’ 전시회 참관 후 가진 기자들과의 오찬 간담회에서 이같이 강조하고 ‘무선 IT 강국 도약 비전’을 발표했다.
-MWC를 둘러본 소감은.
△세계의 글로벌 IT기업들이 합종연횡하며 혁신적인 기술과 서비스로 새로운 시장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모바일 세계대전’을 벌이고 있다. MWC는 이러한 글로벌 기업들의 신병기가 총 출동한 각축장이다.
-MWC에 참여한 우리나라 IT 기업들에 대한 평가는.
△삼성전자가 새로운 스마트폰 바다폰을 선보이고 KT 등 세계 굴지 통신사업자들이 제휴해 공동의 앱스토어를 만들기로 했다. 이처럼 모바일 인터넷 혁명의 중심에 우리 기업들이 있다는 사실이 자랑스럽다. 그러나 우리가 모바일 혁명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다면, 우리 IT 산업은 외국의 글로벌 기업에게 지배될 우려가 있다.
-무선 IT 강국 도약을 위한 비전의 핵심은.
△무선인터넷에서도 네이버나 엔씨소프 같은 기업이 나와야 한다. 모바일 분야에서 ‘제2의 벤처 붐’을 일으키려 한다. 우리 중소기업들이 발전해 대기업들과 짝을 지어서 선단형으로 해외로 나가야 한다
-코리아 IT 펀드(KIF)의 성격과 자금 규모는.
△KIF는 통신 3사가 IT 분야 투자를 전제로 2002년 결성한 것으로 올해 12월 해산될 예정이지만, 펀드 운영기간이 연장된다. 자금 규모는 3700억원 정도이지만, 내년에 출발할 때 한 5000억원 정도 늘어나서 발전적인 모습으로 변모하길 바란다.
-KIF의 운영 결과는.
△(설정선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 부회장) 작년 말까지 운영실적을 보면 자(子) 펀드가 20개 정도로 운영됐고 총 724억원(수익률 26%)의 수익을 냈다. 투자건수 332건 중 코스닥 상장 기업은 47건이다. 그동안 괄목한 성과를 거뒀다.
-KIF의 심사 계획과 투자 분야는.
△KIF의 운영 총 책임 기관은 투자운용 위원회다. 통신 3사가 각 1명씩 3명을 정하고, 방통위가 3명을 추천하는 등 총 6명으로 구성된다. 투자 분야는 모바일 콘텐츠, 광고, 스마트폰 등 모바일 관련 벤처기업에 집중될 것이다.
-수익률이 높았다는 것은 그만큼 벤처보다는 안전 위주로 투자한 것 아닌가.
△자펀드를 구성할 때 아주 유능한 벤처 캐피털을 3차의 심사에 걸쳐 선정했다. KIF는 시장에서 국민연금처럼 아주 잘하는 펀드로 평가받고 있다.
-투자 대상 기업의 규모는.
△초기 단계에 있는 기업들에 투자하는 것이 기본 원칙이다.
-스마트폰 무제한 정액제 도입 등 요금인하 계획은.
△무제한 정액제는 가장 이상적임에도 우리나라 이통망이 현실적으로 감당하지 못한다. 장기적인 지향점이다. 데이터 요금 인하는 이미 지난해 9월 한 적이 있다. 무선 데이터 이용이 늘어나고 통신사업자들의 인하 여력이 생기는 선순환 구조 속에서 자율적인 요금 인하가 되도록 유도하겠다.
-통신 시장의 과도한 마케팅 경쟁에 대한 견해는.
△통신 3사가 작년에 8조6000억원 정도 마케팅 비용을 썼다. 5분의 1, 4분의 1만 연구개발이나 해외시장 개척에 투입해도 결과가 달라질 것이다.
-현금 마케팅 등 지나친 보조금에 대한 규제 방침은.
△3월 5일 통신 업체 CEO(최고경영자)들과의 간담회에서 활발하게 논의하고 우리는 우리대로 방안을 제시하려고 한다. 그러나 철저히 체크해서 어겼을 경우 제재하는 것을 포함한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신용섭 통신정책국장) 작년 통신 업체 CEO들의 의견을 들어보면 가장 마케팅이 치열한 4-6월을 막아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견이었다.
-국내 통신 서비스·제조사 등의 협력 방안은.
△(신용섭 통신정책국장) CEO 간담회에서 통신 3사와 단말기 제조사 등이 참여하는 공동 앱스토어 구축 방안을 안건으로 논의하려고 한다.
-미국의 경우 3G 망을 인터넷전화에 허용하는 등 우리보다 망 중립성에 적극적이다.
△(신용섭 통신정책국장) 망중립성에 대해서는 미국에서 막 논의를 시작한 단계다. 국내에서는 아직은 이르다는 의견이지만 적극적으로 검토할 생각이다.
바르셀로나(스페인)=김동석기자 ds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