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이라고 하면 ‘로보트 태권브이’를 생각하는 분들이 많은데 현재 로봇산업 분야에는 수요자와 공급자 간 괴리가 너무 큽니다.”
최근 대경권의 화두로 등장한 로봇 산업에 대해 이충원 경북대 로봇산업진흥센터장이 지역 산·학·연에 던진 충고다. 보다 현실적인 부분을 바라봐야 한다는 것.
이 센터장은 “10년 뒤 음성인식과 위치인식 등 로봇관련 기술들이 완성단계에 접어든다고 볼 때 지금은 ‘600만불의 사나이’처럼 인간의 능력에 로봇의 기능이 하이브리드된 분야, 기능증강로봇부터 개발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최근 한국로봇산업진흥원의 대구 유치와 로봇융합 산업 밸리 조성계획 발표 등으로 대경권이 로봇산업의 중심지로 재편될 수 있는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고 있는 시점에서, 이 센터장은 수요자들의 너무 성급한 기대가 오히려 로봇시장 창출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아직 인프라도 성숙되지 않은 시점에서 로봇산업의 거점이라며 샴페인을 터뜨려서는 안 되며, 지금부터 착실히 준비해 대경권이 로봇 강국 한국을 대표하고 로봇산업의 세계적 랜드마크가 되도록 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 센터장은 “그나마 로봇시장 창출을 앞당기기 위해서는 매출 50억원 이하의 로봇 관련 기업을 대상으로 정부의 지원을 통해 많은 시범사업과 공공사업이 병행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통해 로봇에 대한 일반인들의 기대치를 조금 낮추면서 다양한 분야에 로봇이 접목될 수 있다는 점을 널리 홍보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오는 5월께 발족할 한국로봇산업진흥원에 대해 이 센터장은 “로봇 관련 유관기관들을 총괄하는 구심점 역할을 해야 한다”며 “지역에 국한된 개념이 아닌 만큼 우리나라 로봇 관련 정책을 기획하고, 정보서비스·협력 체계 구축·제조 지원·보급 및 확산 등 로봇 강국이라는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 총력을 쏟아야 한다”고 말했다.
“로봇산업진흥원과 연계해 대구시가 추진할 로봇융합 산업 밸리는 로봇산업을 통해 대구가 재도약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로봇융합 산업 밸리 조성계획에서 자문위원을 맡고 있는 이 센터장은 “대경권은 메카트로닉스와 IT, 센서, 액추에이터 등 로봇 연관 산업이 잘 발달돼 있고 잠재된 로봇 제조기업들이 적지 않다”며 “대구기계부품연구원,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광역경제권선도산업지원단, 테크노파크 등 관련 지원기관들이 역량을 결집한다면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고 했다.
그는 또 “경북대와 금오공대, 영남대 등에서 통신기술, 제어계측기술 분야 등 로봇과 관련된 탁월한 기술들을 보유하고 있고, 아울러 로봇 전공 트랙 등 로봇 관련 전문인력을 양성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끝으로 “관련 기관들이 로봇 디자인, 로봇 만화 및 캐릭터 제작, 교육용 로봇 협의체 구성 등 다양한 아이디어를 통해 로봇의 대중화를 선도해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대구=정재훈기자 jho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