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제안한 ‘북한 나무심기’에 대해 북한이 이를 받아들이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한다. 산림청에 따르면 지난 2008년 현재 북한의 전체 산림면적 899만 헥타르(ha)가운데 나무가 없는 황폐림 면적은 284만 ha로 전체 산림의 32%나 된다. 그동안 북한의 산에 나무를 심기위해 정부는 물론 지자체, 우리민족서로돕기, 남북나눔운동, 겨레의 숲 등 많은 기관과 단체가 노력해 왔다. 하지만 아직 큰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왜 그럴까.
우선 북한 임야는 오랫동안 토사 유출로 유기질이 부족한 상태다. 여기에 장기간의 북한 경제난은 남벌을 초래, 이에 따른 산림 황폐화로 북한의 임야는 전문적인 기술과 대책 없이 단순히 나무만 심어서는 녹화에 성공 할 수 없다. 이 때문에 북한 조림에 필요한 적합한 조림 수종 선정과 현지 양묘가 요구된다. 북한 조림지 토양에 대한 연구와 적합한 조림 수종 선택, 그리고 조림과 육림 등 전문적인 지식과 사후 관리가 가능한 채널 등이 필요한 것이다.
현재 북한에 제공하고 있는 양곡·비료 등의 무상지원을 조림을 통한 유상지원으로 전환하면 남북 당국 간 정치적 마찰 감소와 남북 간 신뢰 향상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북한 임야 녹화시 또 한가지 기억해야 할 것은 북한 주민의 연료인 땔감을 생산하기 위한 연료림 조성도 매우 중요하다는 사실이다. 북한 주민의 땔감 부족을 충족할 수 있는 연료림 조성과 동시에 유실수, 용재림 등의 조림이 병행 돼야만 조림 후 육림이 가능하다.
일각에서 거론하고 있는 북한 조림을 위해 남한에서 묘목을 생산, 북한으로 운송하는 방법은 현지조림을 위한 수종 적합 여부는 물론 생산비 증가와 운송비, 그리고 식물 통관에 따르는 시간문제 등으로 성공하기 어렵다. 또 북측에 양묘를 맡길 경우, 유묘 관리는 전문가의 세심한 관리 기술과 시설·비료·농약 등이 필요하기 때문에 우리 기술진의 직접적인 관리가 있어야 한다.
여러 정황상 이제 남한 뿐 아니라 7700만 온 겨레가 참여하는 한반도 전체의 녹색 성장 동력을 만들어 가야할 때라고 생각한다. 이의 일환으로 남북협력진흥원은 최근 홈페이지(www.7700project.org)를 개설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대선후보 시절부터 줄곧 북한 나무심기에 대해 “이것은 북한을 일방적으로 돕는 일이 아니라 통일 이후의 한반도를 위해 필요한 사전투자다. 북한에 나무를 심는 것은 한반도 전체를 위해 대한민국 통일 이후, 또 산소배출량으로 말미암은 경제적 효과도 크다”며 관심을 보였다. 이제 중앙정부는 물론, 지자체, 산림청, 연구기관 그리고 사회단체와 기업도 한반도 녹색성장의 기반을 조성하는 북한 녹화 사업에 적극 참여해야 할때다.
강원대 산림대학를 비롯해 동북아조림기술연구소, 현대아산은 평양과학기술대학 내에 임업기술연구소 설립을 준비해왔으며 금년부터는 평양과학기술대학 내에 양묘장을 조성, 대대적인 양묘사업과 북한조림사업을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특히 그동안 북한에 조림을 추진해온 지자체·국내외 단체·기업 등에 조림 및 육림 기술지도와 함께 필요한 묘목을 생산 및 공급해 효율적인 북한 녹화사업을 도울 예정이다. 헐벗은 북녘의 산에 한그루 나무를 심는 일은 한반도를 녹색 성장 동력으로 만드는 일임과 동시에 통일을 준비하는 일이기에 하루라도 빨리 나서야 한다.
임완근 남북경제협력진흥원장 ikea21@par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