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교육, 대기업 안부럽다"

"공무원 교육, 대기업 안부럽다"

 “공무원 교육은 따분하고 재미없다. 주입식, 시간 때우기식이다.”

 지난 50년간 바뀌지 않았던 공공기관 교육에 대한 고정관념이 깨지고 있다.

 경기도인재개발원(원장 유정인·이하 인재개발원)에서 교육을 받는 5만여 경기지역 공무원은 이달부터 개인별 역량에 따라 맞춤형으로 제공되는 e러닝 서비스에 접속한다. 지금껏 공공기관은 물론이고 민간 e러닝 전문 기업에서도 시도하지 못했던 엄청난 실험이다. 경기도 내 공무원 누구나 온라인에 접속해 역량 진단을 받고 자신의 직급과 능력에 딱 맞는 e러닝 교육 과정을 제공받는 것이다. 이달 인재개발원이‘인적자원관리(e-HRD)’ 통합교육서비스를 도입하면서 공무원의 인사·교육훈련·상시학습 및 지식활동에 대한 통합 지원 관리도 가능해졌다.

 또 오프라인 교육도 수백 명을 모아놓고 졸음을 참아가며 받아야 했던 기존 집합교육이 아닌 20∼30명을 대상으로 ‘러닝코치’가 적극적 참여를 유도하는 ‘액션러닝’형태로 진행된다.

 ‘디자인 유어 라이프(Design your life)’라는 인재개발원의 슬로건처럼 교육을 받은 경기도 공무원들은 하나같이 “공무원에 대한 자부심을 일깨우고 공무원 인생의 변화를 이끌어준 계기”라고 입을 모은다.

 경기도 정책기획관과 의왕시와 양주시 부시장을 거친 유정인 인재개발원장은 부시장 시절부터 지자체마다 따로따로 수천만원을 들여 구축하는 e러닝 시스템의 개선을 고민했다. 지난 2008년 유 원장 취임 이후 인재개발원은 지난해 인재개발원의 조직부터 e러닝 시스템, 오프라인 교육까지 모든 것을 쇄신했다. 민간 기업에나 있을 법한 ‘e러닝센터’ ‘역량개발팀’ ‘컨설팅팀’이 신설됐고 교육프로그램을 전면 개편했다. 실무에 도움이 되는 직무교육은 모두 사이버학습으로 전환했다. 특히 도와 31개 시·군에서 각각 실시해온 e러닝을 통합한 ‘경기사이버아카데미(edu.gg.go.kr)’를 구축했다.

 평소 ‘경기도 내 도로를 1㎞ 늘리는 대신 교육 예산을 더 확충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유 원장은 “현재 60억원 수준의 개발원 예산을 100억원 이상으로 늘리고 교육을 통한 공무원들의 마인드 변화가 도정의 성과로 직접 이어지도록 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라고 강조했다.

 

 ◆경기도인재개발원 교육 혁신 성과

 국내 공무원교육원 최대 규모인 총 1626개의 온라인 교육 콘텐츠를 도입한 결과 수강생이 2008년 3059명에서 지난해 5만603명으로 1654%나 증가했고, 연간 40억원 이상의 예산 절감 효과도 거뒀다. 수원시·여주군의 경우 정원대비 200% 이상이 e러닝에 참여했고 정원 대비 100% 이상 참여한 시·군이 21개가 넘을 정도로 만족도가 높다.

 최근에는 타 지자체는 물론이고 외국 공무원 교육기관들의 벤치마킹 대상이 되기 시작했다. 내달 ‘싱가포르중앙공무원교육원(CSC)’ 관계자들이 인재개발원을 방문할 예정이다.

김유경기자 yuky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