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교통공사와 지상파DMB특별위원회가 부산지하철의 DMB 중계기 설치를 위해 협의를 시작했으나 자금부족으로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서울 지하철 중계기 설치 논의가 시작된 2005년 상황이 이 부산에서 재현되고 있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부산교통공사와 부산MBC, KNN, KBS 부산총국, 지상파DMB특별위원회, 방송통신위원회 실무자들이 부산에서 만나 부산지하철 4호선 지상파 DMB 중계기 설치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현재 부산지하철은 위성DMB만 시청이 가능한 상태이며, 지상파DMB는 중계기를 설치하지 못해 부산지하철 지하 전 구간에서는 시청이 불가능하다. 부산 지하철의 중계기 설치 방안에 대해 논의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올 12월 개통 예정인 4호선부터 중계기를 설치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지난 프로야구 시즌을 기점으로 출퇴근 시간에 부산 시민들이 주로 이용하는 지하철 내에서 지상파 DMB가 수신되지 않아 민원이 끊이지 않았다. 게다가 동계올림픽으로 인해 지상파DMB 시청률이 올라가고 있는 상황에서, 부산 시민들은 지하철 내에서는 지상파DMB를 시청할 수 없어 불편을 겪고 있다.
그러나, 부산지역 DMB 사업자들은 수익이 거의 없는 상황이어서 중계기 설치를 위한 투자를 진행할 여력이 없는 상황이다. 이로 인해 이렇다할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부산 지하철 4호선 지하 구간은 8개 역사로, 중계기 설치에는 약 5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추정됐다. 이를 부산 지하철 전체로 확대할 경우 비용은 수십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이는 서울 지하철 중계기 설치 논란이 일어난 2005년 상황과 흡사하다는 지적이다. 2006년 중반까지는 서울 지하철도 중계기 미설치로 인해 시청할 수 없었으며, 자금 문제로 투자가 힘들다는 판단이 일자 지상파 DMB 유료화 논란까지 불거졌다. 결국 정부 중재로 지상파 DMB 시청자 확대로 인해 이익을 얻는 이해당사자인 휴대폰 제조사가 중계기 설치 비용 288억원을 공동부담함에 따라, 서울 지하철 1∼8호선까지 중계기를 설치할 수 있었다. 이에 따라, 부산 지역에서도 지상파 DMB 시청 확대로 이익을 올릴 수 있는 기업들이 이러한 논의에 동참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지상파DMB특별위원회 측은 “부산 지하철 내에서 지상파DMB 시청이 가능하게 할 방법이 없는 지 1차적으로 만난 것”이라며 “어떤 협상을 한 자리는 아니었고,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만나 방안을 찾아볼 것”이라고 말했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