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전기차 보급 `세금 감면`이 첫걸음

 정부가 전기차 보급을 촉진하기 위해 내년부터 구매자에게 개별소비세와 취득·등록세 면제 혜택을 부여할 전망이다. 전기차 세제 지원이 이루어지면 300만∼350만원의 가격 인하 효과 발생한다. 국내 대표적인 전기차 업체인 CT&T가 생산하는 e존 가격이 1350만(납축 배터리 장착 모델)∼1950만원(리튬배터리 장착 모델)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적지 않은 금액이다.

 기획재정부가 마련하는 전기차 면세 혜택은 지난해 하반기 하이브리드카 출시에 맞춰 개소세와 취득·등록세 감면에 따른 형평성 차원의 대책이다. 특히 수입 전기차의 대부분이 1000㏄ 미만의 경차여서 세금 등 경차 혜택을 받는 실정에 비춰 국내 전기차 산업 육성도 외면할 수 없다는 점도 한몫했다.

 선진국은 이미 정부 차원의 다양한 전기차 보급 확대 정책을 시행한다. 일본은 하이브리드카나 전기차와 같은 친환경 자동차에 대해 연비와 배기가스 배출량에 따라 50∼70%의 세금을 감면해 준다. 특히 일본은 현지서 판매되고 있는 CT&T의 e존 구입시 70만∼77만엔(900만∼1000만원)의 보조금을 지급한다는 방침이다. 영국 정부도 전기차 구매자에게 5000파운드(약 900만원)의 보조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각국이 전기차 보급에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는 셈이다.

 내달 30일부터 시속 60㎞ 이하의 저속 전기차의 도심 운행이 허용된다. 시범 운행 동안 호기심으로 쳐다봤던 전기차 시대가 개막되는 셈이다. 물론 전기차 보급에 걸림돌이 없는 것은 아니다. 일단 가격이 일반 경차에 비해 비싸다는 점이다. 친환경을 이유로 보급을 강제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 결국 전기차 구매의 문턱을 낮춰줘야 한다. 그래야만 시장도 형성되고 업체도 더욱 가격을 낮추기 위한 기술 개발에 나선다. 전기차 세금 감면은 이를 위한 첫걸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