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 서울대병원은 에너지 사용의 문제점을 점검하고 해결책을 제시하는 ‘에너지관리위원회’를 운영하고 에너지절약전문기업(ESCO) 사업을 시행하는 등의 노력을 통해 지난 5년간 30억원이 넘는 에너지 비용 절감 효과를 달성했다. 분당 서울대병원 전경.](https://img.etnews.com/photonews/1002/100223042947_391143831_b.jpg)
병원은 무조건 에너지 비용을 쥐어짠다고 줄어드는 곳이 아니다. 환자와 보호자들을 위해 낮이나 밤이나 따뜻한 온도를 유지해야 하고 신선한 공기도 공급해야 한다. 전등과 생명유지장치들을 24시간 ‘파워온’ 해야 함은 물론이다. 병원이 에너지를 많이 소모하면서도 에너지 절약이 어려운 이유다.
분당 서울대병원은 ‘에너지관리위원회’를 자체적으로 구성해 난제를 해결했다. 위원회는 환자들이 쾌적한 상태에서 생활할 수 있도록 하면서도 에너지를 절감할 수 있는 방안을 연구했다. 그 결과 2003년 개원한 신생 병원인데도 2007년 8억여원을 들여 에너지 절감 시설을 추가하는 공사를 단행했다.
우선 공기를 조절해 실내를 쾌적하게 유지하는 공조시설부터 뜯어고쳤다. 병원에서는 청결한 공기가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한 번 사용한 공기를 다시 사용하지 않고 버리는 ‘전외기방식’ 공조시스템을 사용하는 게 보통이다. 이때 25도가 넘는 따뜻한 공기가 그대로 하늘로 날아가 일반 공조시스템보다 5배나 많은 에너지가 소모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공조기 9대에 열 회수 시설을 설치, 달아나는 열을 붙잡아 재사용함으로써 연간 2억1000만원의 비용을 절약할 수 있었다. 이산화탄소 절감량도 1년에 260톤이 넘었다.
다음으로 에너지관리위원회가 주목한 곳은 장례식장이었다. 장례식장은 1년에 절반 정도만 사용하고 있는데 사용하지 않는 나머지 절반에도 냉난방이 공급되고 있었던 것. 층별 중앙 공조방식이 문제였다. 이에 따라 층마다 중앙에서 한꺼번에 제공되던 공조를 실마다 제공되는 실별 공조방식으로 교체하는 공사에 들어갔다. 5700만원이 들어간 이 공사로 병원은 연간 5000만원을 절약할 수 있었다. 1년여가 지나자 투자비를 모두 회수할 수 있었고, 그 다음부터는 오히려 절약하는 만큼 돈을 벌어다 주는 셈이 됐다. 이러한 노력을 인정받아 지난해에는 국무총리 표창을 받기도 했다.
분당 서울대병원은 새해에도 에너지 절감 활동을 멈추지 않는다.
현재 900병상 규모의 병원을 1300여 병상 규모로 증축하는 공사를 진행하면서 주요 설비에 신재생에너지를 적용하기로 한 것이다. 지열 히트펌프·축열식 지열 냉난방시스템·심야전력 빙축 냉방시스템 등을 구축하기로 하고 관련 협의를 진행 중이다.
정진엽 분당 서울대병원장은 “에너지 절약은 지구환경도 보존하고 병원 경영에도 기여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며 “환자들에게는 쾌적한 온도를 제공하면서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는 활동을 지속적으로 펼쳐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김용주기자 kyj@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