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부 2년 증시 성적표는…

오는 25일로 집권 2년차를 맞는 이명박 정부의 ’증시 성적표’는 나쁘지 않은 편이다. 대선후보 시절 공약했던 장밋빛 전망에 비하면 다소 미흡하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등 대내외 증시환경에 선제로 신속하게 대응한 점은 평가할 만하다.

전문가들은 장기성장동력 확충, 실업자 문제, 저출산율 등의 장기적인 과제를 어떻게 풀어나가느냐가 최종적으로 어떤 성적표를 남길지를 결정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2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22일 종가 기준으로 코스피지수와 코스닥지수는 각각 1,627.10, 512.25를 기록 중이다. 취임 당시인 2008년 2월25일의 출발선 1,709.13, 653.83에서 각각 4.80%, 21.65% 후퇴한 상황에서 집권 2년을 앞두게 된 셈이다.

또 대선 후보 당시 “정권교체가 되면 내년에 주가 3,000을 돌파하고 임기 내에 5,000까지 오를 것”이라고 장담한 것에 비하면 한참 못미치는 성적표임은 부인하기 어렵다.

코스피지수와 코스닥을 포함한 국내 증시는 올해 1월 말 기준으로 2008년 2월 말 대비 21.2% 하락해 이 기간 세계증시 하락률인 17.4%보다 3.8%포인트 초과 하락했다. 하지만 지수 5,000선이라는 족쇄에서 벗어나 경제와 금융시장 측면에서의 대처 능력을 객관적으로 평가하면 후한 점수를 받을 만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소규모 개방경제라는 약점에도 금융 완화와 재정 확대 정책 등을 통해 위기에 신속하게 대응해 다른 어떤 나라보다 빠르게 증시를 회복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SK증권 김학균 투자전략팀장은 “증시 부진의 주 요인은 잘못된 정책 대응보다는 글로벌 금융위기 등 외부 악재에서 찾아야 한다”며 “오히려 이명박 정부는 과감하게 경기부양책을 집행하며 위기에 선제적으로 대응을 잘했다”고 평가했다.

삼성증권 오현석 투자정보파트장도 “글로벌 경기 침체 속에서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가장 빠른 회복력을 보이는 등 현 정부의 경제나 금융시장 측면에서의 대처능력은 평가할 만하다”고 말했다.

다만, 국내 증시가 지수 1,000선이 붕괴했던 글로벌 금융위기 악재에서 엄청난 반전을 이룬 것은 분명하지만 출구전략 부담과 유럽발 재정 위기는 국내 증시에 여전히 불안 요소가 되고 있다.

아울러 당장의 위기국면 해소 이외에도 이명박 정부가 남은 기간 장기적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들은 만만치 않다.

삼성증권 오 파트장은 “장기성장동력 확충이나 일본식 고령화 사회 진입을 재촉하는 저출산 문제, 부동산, 하이닉스와 대우건설 등 구조조정 이슈 등 이명박 정부가 임기 말까지 처리해야 할 과제는 녹록지 않다”며 “이런 과제를 어떻게 준비하고 해결하느냐에 따라 현 정부에 대한 전체적인 평가가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