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과 아바타는 기술 혁명이 아니라 콘텐츠 혁명이다.”
이어령 이화학술원 석좌교수(전 문화부 장관)는 23일 서울 은행회관에서 한국선진화포럼 주최로 열린 조찬강연에서 세계적으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미국 애플사의 스마트폰 ‘아이폰’과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영화 ‘아바타’를 두고 이같이 말했다.
이 교수는 “아이폰은 도구가 아니라 손가락으로 만져 작동시키는 원리로, 석기 시대 인간도 쓰기 쉬운 체계를 갖고 있다”며 “기계와 내가 생명으로 통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또 “아바타를 보고 3차원 영상 기술에 현혹될 게 아니라 감독이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온몸으로 느껴야 한다”며 “이런 점에서 아이폰과 아바타는 기술 혁명이라기보다는 콘텐츠 혁명”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영화 아바타에서 인간이 희귀 광물을 차지하기 위해 나비족의 터전을 파괴하는 것을 두고 “끊임없이 만들고 낭비하고 버리는 산업ㆍ금융 자본주의를 버리고 자연과 교감하는 생명 자본주의로 가야 한다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그는 “자동차는 수십 ㎏의 몸뚱이를 옮기려고 1톤이 넘는 쇳덩이를 굴리는 어리석은 기술이지만, 바퀴벌레는 일체의 배설물 없이 몸 안에서 모든 것을 재사용한다”며 “기계기술과 정보지식기술을 바이오미미크리(생체모방) 생명기술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전기자동차를 만들어도 역시 자원이 필요해 판도라 행성(나비족의 터전)을 파괴하는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며 “자연과 새로운 생명의식의 혁명으로서 바이오미미크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