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정부는 저탄소 녹색성장과 국가 경쟁력 강화를 위한 업무 혁신 방안의 일환으로 원격근무를 지원하는 이른바 ‘스마트 오피스’ 추진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직장인들이 도심에 위치한 회사 사무실 대신 집 혹은 집 근처에서 정보기술(IT)을 이용해 회사 업무를 해결한다는 내용입니다. 출퇴근 교통량을 줄이는 친환경 효과는 물론이고 육아 문제를 해결해 저출산 현상 해소 효과도 예상됩니다. 나아가 21세기 지식정보사회에 걸맞은 국가 경쟁력 향상도 기대됩니다.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일할 수 있는 세상. 이를 구현하는 것이 바로 ‘버추얼 오피스(Virtual Office)’입니다.
Q:버추얼 오피스는 무엇인가요?
A:말 그대로 ‘가상의 사무 공간’입니다. 과거에는 사무실 책상 앞에 앉아 있어야 업무를 볼 수 있었지만 정보통신 기술이 발달하면서 근로자가 움직이는 모든 곳이 사무실로 바뀔 수 있습니다.
초기에는 본사가 아닌 별도의 원격근무센터에서 인터넷 네트워크를 이용해 근무하는 고정형이 주를 이뤘지만, 최근에는 이동통신 기술을 기반으로 장소 제약없이 언제 어디서나 업무를 볼 수 있는 ‘이동형 오피스(Mobile Office)’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정리하자면 △재택근무 △모바일 오피스 △원격지 공동 사무실 △영상회의 등을 아우르는 것이 버추얼 오피스입니다.
Q:해외 국가는 버추얼 오피스를 어떻게 도입하고 있나요?
A:주요 선진국은 교통 혼잡 완화, 환경문제 대응, 노동인구 감소 문제 해소 등의 차원에서 버추얼 오피스를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최소 월 1회 원격근무를 하는 근로자가 2006년 1210만명에서 2008년 1720만명으로 2년 사이 40% 가까이 증가했습니다. 재택근무자는 올해 4190만명에서 오는 2016년 6300만명으로 늘어날 전망입니다. 미국 정부는 원격근무센터를 구축해 민간에 개방했습니다. 관련 웹사이트(www.telework.gov)도 운영 중입니다.
일본도 저출산과 고령화로 인한 노동인구 감소에 대응하기 위해 버추얼 오피스를 적극적으로 장려하고 나섰습니다. 일본 정부는 원격근무 도입 촉진을 위한 설비투자 세제지원책인 ‘원격근무환경정비세제’를 제정했습니다. 이는 버추얼 오피스 구축에 필요한 서버, 네트워크장비 도입 부담을 낮춰주기 위한 것입니다. 일본은 이를 통해 올해 버추얼 오피스 근무자 비율을 지난 2005년 대비 두배인 20% 선으로 끌어올린다는 목표입니다.
Q:버추얼 오피스 구현을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요?
A:버추얼 오피스는 정보통신과 관련된 모든 요소가 융합하여 이뤄집니다. 먼저 집에서든 이동 중이든 외부에서 근무하기 위해서는 하드웨어(HW)가 필요합니다. 개인이 사용하는 노트북PC, 스마트폰, 영상회의용 카메라에서부터 원격 사무환경을 지원하는 초고속통신망, 네트워크장비, 중앙 서버·스토리지 등 인프라 장비가 요구됩니다.
업무용 솔루션도 갖춰야 합니다. △온라인상에서 사무 결재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 전자결재 솔루션 △빠르고 정확한 의사소통을 위한 e메일 및 메신저 솔루션 △분산 근무 중에서도 원활하게 공동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원격협업 및 프로젝트 관리 솔루션 등이 필요합니다. 여기에 최근에는 스마트폰용 업무 애플리케이션까지 더해지니 버추얼 오피스는 그야말로 IT의 집합체라고 할 수 있습니다.
Q:최근 버추얼 오피스에 대한 관심이 더 높아지는 배경은 무엇인가요?
A:기술이 한 단계 진보했기 때문입니다. 가상화 기술이 PC, 서버 등으로 확산되면서 보다 쉽게 서버기반컴퓨팅(SBC) 환경을 구현할 수 있습니다.
기존 사무실에서는 개인 컴퓨터에 소프트웨어를 설치한 후 이를 실행해 업무를 보고, 관련 데이터도 개인 컴퓨터에 저장했습니다. 이와 달리 SBC 환경에서는 개인 컴퓨터에는 컴퓨팅 프로세스 장치만 설치되고, 모든 소프트웨어와 데이터는 연결된 중앙 서버를 통해 처리됩니다.
근로자는 언제 어디서나 인터넷에 접속할 준비만 돼있으면 중앙 서버에 접속해 회사 사무실에서와 동일한 환경에서 업무를 볼 수 있습니다. 중앙 서버가 데이터를 관리하기 때문에 버추얼 오피스의 맹점으로 꼽히던 보안 및 정보보호 문제도 상당부분 해결할 수 있습니다.
스마트폰도 버추얼 오피스 확산에 한몫을 하고 있습니다. 옴니아, 아이폰 등 비즈니스 애플리케이션을 갖춘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이동 중에도 손쉽게 업무를 볼 수 있습니다.
흩어져 있는 근로자들이 한자리에 모인 듯 회의할 수 있는 영상회의도 있습니다. 영상회의 기술은 인터넷망 속도가 빨라지고, 디스플레이 해상도가 개선되면서 지속적으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어떻습니까. 학생 여러분이 직장인이 되는 10여년 뒤에는 집을 나서면서 ‘회사 다녀오겠습니다’라는 인사말 대신에 ‘회사 일 좀 하고 올게요’라고 할 것 같지 않나요.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