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계올림픽 열기가 한창이다. 겨울스포츠에 유리하지 않은 우리 기후 조건 속에서 이뤄낸 스피드 스케이트 500미터 남녀 동반 우승은 세계 최초라 하니 국민들의 관심과 찬사를 받는 것이 당연하리라. 올림픽 뉴스와 함께 산업계에서는 단연 소프트웨어 얘기가 뜨겁다. 스마트폰 출시 이후 언론마다 소프트웨어 기사가 끊이질 않고, 며칠 전 스페인에서 폐막한 정보통신박람회(MWC)에서도 휴대폰과 통신기술이 주요 화두이던 이전과는 달리 이슈는 단연 소프트웨어였다.
이러한 시대의 조류에 맞춰 이번 달 초 정부가 ‘소프트웨어 강국 도약 전략’을 발표한 것은 정말 시의적절한 일이다. 문자 그대로 불씨는 확고하게 당겨진 셈이다. 이제 활활 타오를 일만이 남았다.
이번 전략 중에서도 특히 공공부분의 경쟁구도를 혁신하려 한 점을 강조하고 싶다. 그간 중소기업들은 우수한 기술력을 갖추고 있어도 여러 문제로 인해 어려움을 겪어 왔었다. 이러한 중소기업의 어려움을 해소하고 성장을 도모하기 위해 산업 생태계를 건전하게 조성하고 공정한 시장질서를 확립한다면 보다 많은 기업들에게 더 많은 기회가 생기리라.
다음으로 임베디드 소프트웨어를 집중적으로 육성하기로 한 것도 이번 전략의 포인트 중 하나다. 수입에 의존하는 임베디드 소프트웨어를 국산으로 전환하고 제조업, 시스템반도체와 임베디드 소프트웨어 기업 간의 연계를 강화하여 블루오션을 창출한다는 계획이다. 우리가 강점을 가진 제조업과 IT가 융합된다면 기업은 물론 우리나라의 경쟁력에도 지대한 영향을 끼칠 것이다.
또한 소프트웨어에 대한 체계적인 교육과정을 강화하고 인재양성과 연구개발에 투자를 집중하는 것도 이번 전략의 핵심 중 하나이다. 인재가 처음이자 끝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인재가 소프트웨어 산업에 있어 최고의 자양분이기 때문이다.
그간 우리나라가 IT강국이라 불리면서도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약세를 보였던 것도 젊은이들에게 소프트웨어는 3D산업을 넘어 꿈이 없다는 뜻의 ‘Dreamless’를 보태 4D산업으로 불리며 기피대상이었던데 한 원인이 있다. 밤새워 일해도 소프트웨어에 대한 제값을 충분히 지급받지 못하는 등 소프트웨어를 맘 놓고 개발 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통령께서도 “소프트웨어 강국이 되기 위해서는 개발자가 충분히 보상받고 개발결과가 제대로 보호받을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어야 한다”며 인재양성에 총력을 기울일 것을 주문한 만큼 앞으로는 달라질 것으로 기대한다.
그 어느 때보다도 정부의 의지가 뜨겁다. 정부 정책을 실행하는 기관인 정보통신산업진흥원도 전략의 성공을 위해 불철주야 최선을 다할 것이다. 여기에 우리 기업들도 정부정책에 맞춰 구체적인 실천방안을 마련한다면 금상첨화이리라. 조금 어렵더라도 투자를 늘리고,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서로 상생하는 방안을 모색하기를 기대한다. 중소기업은 최고의 기술력을 지속적으로 확보하고 해외수출 경험이 많은 대기업은 중소기업의 제품을 수출하는 종합상사 같은 상생의 역할들이 얼마든지 있지 않겠는가.
이번 동계올림픽의 눈부신 선전으로 외국 언론들은 한국의 정신을 본받아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고 한다. 어려운 환경을 극복하고 세계를 놀라게 한 것처럼 소프트웨어 분야에서도 한국인의 저력을 보여주었으면 한다. 지금 소프트웨어 산업 육성의지는 그 어느 때 보다도 뜨겁기 때문이다.
정경원 정보통신산업진흥원 원장 kwchung@nipa.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