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콜코보 모스크바 경영대학은 루벤 바르다니안 트로이카 다이얼로그 그룹 회장을 비롯, 러시아 경제계의 주요 기업과 경제인들이 러시아 등 신흥 경제 강국의 비즈니스 환경에 걸맞은 경영 인재를 키우기 위해 2005년 모스크바에 설립한 MBA 스쿨이다.
기존 미국이나 유럽의 유명 MBA들이 영어나 경영학 지식이 우수한 학생을 선발해 선진국 상황에 어울리는 케이스 스터디를 중심으로 과정을 운영했다면, 스콜코보 모스크바 경영대학은 철저히 신흥 경제 국가의 현실에 맞는 교육을 추구한다. 경제가 급성장하며 기존 사회 체제가 빠르게 바뀌어가고 있는 러시아·중국·인도 등의 비즈니스 환경은 미국이나 유럽과는 다르다고 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중국의 공산당이 기업 활동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부패한 관료에게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등 기존 MBA 과정이 가르치지 못하는 실질 문제를 다룬다. 미국·유럽 등 선진 경제를 추종하는 모델이 더는 힘을 발휘하지 못한다는 설립자들의 생각이 반영됐다.
교육도 철저히 국제적 경험과 현장 체험을 할 수 있도록 구성돼 있다. 학생들은 재학 중 러시아와 인도, 중국, 미국 등에서 민간·공공·창업 등의 분야에 걸쳐 5개 이상의 프로젝트를 수행해야 한다. 실행을 통한 배움이 강조된다. 세계 각국에서 모인 교수와 학생들 사이의 강력한 네트워크도 자랑이다.
스콜코보 모스크바 경영대학은 특히 기업가 정신과 창업을 장려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선발 과정에서부터 단순히 지식이 많거나 좋은 학교를 졸업한 사람을 뽑는 것이 아니라 창의적이고 모험 정신이 강한 사람을 뽑는 데 주력한다. 대학의 설립자들은 직접 면접에 참여하고, 학생들에게 지속적 멘토 역할을 해 준다. 이 학교는 앞으로 중국과 인도 등에서 진출할 계획이다.
영국의 세계적 건축가 데이빗 아이다에가 설계, 올여름 완공 예정인 독특한 디자인의 학교 건물도 화제를 모으고 있다.
한세희기자 hah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