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하나의 세계, 실감미디어] <1부-5> 3D시네마의 역사

 입체 영화는 오래 전부터 존재해왔다. 1838년 찰스 웨스턴 경은 두 개의 그림을 다른 각도의 거울에서 보게 하는 입체경을 고안했는데, 이것이 입체 영상의 시초로 알려져 있다. 3D 입체영사 방식에 관한 최초의 특허는 1890년대 영국인 윌리엄 프리즈 그린이 등록했으며 1900년에는 ‘카메라 리그’가 처음 개발됐다.

 대중을 상대로 한 최초 입체영화는 1915년 6월 10일, 뉴욕에 있는 애스터 극장에서 에드윈 포터와 윌리엄 바델이 시도했다. 이후 첫 상업 영화는 1922년에 만들어진 ‘더 파워 오브 러브(The Power of love)’였으나 불안정한 두 개의 프로젝터로 적청 안경으로 감상했기 때문에 입체감이 만족스럽지 못했다고 알려져 있다.

 1950년대 미국에서는 입체영화 붐이 일어 미국 내에서만 70편 이상 개봉됐다. TV 등장으로 극장 관객이 줄자 이를 타개하기 위해 제작사가 입체 영화를 상영했기 때문이다. 이 시기(1952∼1955년)는 입체 영화의 ‘황금시대’라고 불린다. 1980년대가 되자 아이맥스로 제작되는 3D 영화가 등장했다.

 2000년대 들어 3D 영화는 디지털 기술의 힘을 빌려 새로운 전기를 맞이한다. 제임스 카메론에 의해 시작되는데 2003년 개봉한 디지털 아이맥스 입체영화 ‘고스트 오브 어비스(Ghost of the Abyss)’가 시작이다. 본격적인 부활은 ‘치킨리틀 3D’와 ‘베오울프’부터다. 2005년은 디지털 영사기가 본격적으로 보급하기 시작하던 해다. 치킨리틀 3D는 재개봉에 한정됐고 개봉관 규모도 적었지만 반응은 괜찮았다. 2007년에 개봉한 베오울프는 기존 영화 상영 방식과 디지털 입체 상영 방식 사이의 상업적 성과 비교가 가능했던 첫 번째 사례였는데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지난해 상반기에 개봉한 ‘몬스터 vs 에이리언’은 이러한 경향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우리나라는 1968년 이규웅 감독의 ‘천하장사 임꺽정’과 임권택 감독의 ‘몽녀’가 시발점이 됐다. 현재까지 한국에서 10여편의 입체 영화가 제작됐지만 반향을 얻지는 못했다. 영화진흥위원회에서는 국내 최초 디지털 단편 입체영화 ‘못’을 제작했으며 국내 유명 감독들도 한두 명씩 디지털 입체 영화를 기획 중이다.

 허정윤기자 jyhur@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