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벤 바르다니안 러시아 트로이카 다이얼로그 투자그룹 이사회 의장은 24일 “한국이 앞으로 어떻게 역동적으로 나갈지를 고민할 수 있도록 미래부를 설립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의 최대 민간 투자은행인 트로이카 투자그룹 회장이자 이명박 대통령 국제자문위원이다.
바르다니안 의장은 이날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글로벌 코리아 2010’ 행사 직후 가진 전자신문과의 단독 인터뷰에서 “(정부가) 미래를 생각하는 것은 중요하다. (한국과 같은) 작은 국가에서는 특히 올바른 미래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의 발언은 미국 중심의 글로벌 경제가 최근 미국발 금융위기를 계기로 한국을 포함한 신흥국 중심으로 바뀌는 ‘변화의 시기’라는 언급과 함께 나왔다.
바르다니안 의장은 ‘미래를 예측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고 전제하면서도 “미래를 고민하는 과정을 만드는 것만이라도 중요하고 가치가 있다”며 “각계의 의견을 수렴해 어떤 이슈를 다루는지가 의미가 있다”고 덧붙여 미래부가 단순히 결과에 집착할 것이 아니라 사회 전반이 한 단계 진화하도록 변화를 이끄는 역할을 해야 함을 강조했다.
바르다니안 의장은 특히 한국 경제에서 대기업과 함께 글로벌 중소기업이 다수 등장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역설하며 “미래부 역할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중소기업이 세계로 나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중국 등 아시아 국가에서 기업인의 실패를 간과하는 측면이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기업인의 도전정신을 막고 경제 발전에 장애가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바르다니안 의장은 “실패를 할 수 있다. 다만, 실패를 어떻게 또 다른 성공으로 이어갈지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국 기업의 문제점으로 ‘실패를 두려워하는 문화’를 지적한 그는 “미래는 불확실성의 시대로 실패자를 받아들이기 힘든 사회 분위기도 바뀌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스콜코보 모스크바 경영대학 총장이기도 한 그는 대학에서도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기업가정신과 창조적인 사고 함양을 강조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김준배·한세희기자 jo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