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사회가 우리나라에 새로운 리더십을 요구했다. 최단기간 개도국에서 선진국으로 도약한 경험을 전 세계와 나눠 달라는 것이다. 전후 폐허가 된 나라를 산업화로 회생의 기반을 다지고 정보화로 전 세계에 그 이름을 알렸으며, 발빠른 대처로 금융위기를 OECD국가 중 가장 빠르게 극복해 G20 정상회의 의장국까지 된 그 노하우가 궁금하다는 것이다.
24일 신라호텔에서 열린 국제학술대회 ‘글로벌코리아 2010’에 참석한 각 국의 석학과 외교 사절들은 우리나라가 선진국과 개도국간 파트너십의 중심 고리 역할을 하면서 국제사회의 당면한 여러 문제들을 주도적으로 나서 해결하는 리더십을 요구했다.
◇한국은 글로벌 경제의 중심축=대표적인 것이 금융위기 극복 이후 출구 전략. G20 의장국인 우리나라가 앞장서 글로벌 협력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지난 1월 스위스 다보스포럼에서 열린 금융 규제안과 맥락을 같이 한다.
케네스 로고프 하버드대 경제학과 교수는 “출구 전략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국제사회가 또다시 어려움에 빠질 우려가 있다”면서 “IMF 개혁과 각국의 재정 확대 및 출구 전략에 대해 한국이 G20 의장국으로서 그 논의의 매커니즘을 마련해달라”고 주장했다. 에크하르트 도이처 OECD 개발원조위원회 원장은 “과거 최빈국이던 한국이 개발원조위원회(DAC) 회원국으로 원조국이 된 것은 분단이라는 과거의 한국의 이미지를 해체시켰다”고 평가했다.
티에리 드 몽브리알 프랑스 국제관계연구소 설립자 겸 소장은 “G20에서는 금융위기 출구 전략, 미국의 국제수지 적자와 중국의 흑자로 나타나는 글로벌 불균형, 금융의 투명성 강화를 위한 글로벌 규제 강화 등의 이슈를 다뤄야 한다”라며 “한국이 G20 의장국으로서 회원국과 국제금융기구 간의 효율적인 공조를 돕고 G20에 속하지 못한 국가들의 이해가 고려될 수 있도록 파트너십의 중심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날 기조연설을 통해 “한국은 OECD 회원국 중에서 경제개발에 관한 1차적 경험을 가진 세대가 아직도 활동하는 국가”라며 “원조를 받는 나라에서 원조를 주는 나라로 변한 우리의 경험을 국제사회와 나누겠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그린 경제 주도할 것=녹색성장 분야에서도 한국의 리더십이 다시금 거론됐다. 저렴하고 풍부한 자원 중심의 경제가 자원효율성이 높은 경제로 전환되는 상황에서 한국이 녹색성장 의지로 경제모델을 변화시키고 있고 변화의 모델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맥킨지&컴퍼니의 제레미 오펜하임 글로벌 기후변화대책 총괄 디렉터는 “세계 경제가 자원 효율성이 높은 경제로 전환되는 시점에서 한국이 포지셔닝을 매우 잘 하고 있다”면서 “원활한 민관 파트너십과 R&D 투자 확대가 추진력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오펜하임 총괄 디렉터는 “민관이 함께 저탄소 녹색성장의 전략을 만들어 낸 것은 시장경제 체제보다 효율적일 것이다”고 평가했다. 헬렌 펠로세 국제재생에너지기구 사무국장 “한국이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높여 녹색제품의 대량 생산자가 된다면 더 큰 시너지가 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글로벌코리아2010’ 학술대회는 미래기획위원회와 경제·인문사회연구회가 공동 주최한 국제학술대회로, 이명박 대통령의 기조연설을 시작으로 △대통령 국제자문단이 참여한 국제시각에서 본 대한민국 2020년 대전망과 분야별 전문 세션 △금융위기 이후 새 국제경제질서 △개발을 위한 효과적인 파트너십 △글로벌 녹색성장 파트너십 등에 걸쳐 700여명에 달하는 각 국의 석학과 전문가, 외교 사절 등이 참가해 이뤄졌다.
정지연·유창선기자 jyj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