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초음속 고등훈련기 T-50과 미국의 차세대 우주왕복선 개발에 참여한 항공우주공학자가 서울대 의대 교수로 임용됐다.
주인공은 미국 항공우주국(NASA) 랭글리 연구센터 소속 선임 우주항공연구원 김성완(48) 교수.
강원도 출신으로 1981년 서울대 전자공학과에 입학한 김 교수는 학부 3학년 때부터 ’자동제어’(automatic control) 기술을 공부하기 시작했다.
자동제어는 미리 입력해 둔 목표치와 피드백(feedback) 수치가 다르면 자동으로 오차를 수정하는 기술이다.
김 교수는 미국 드라마 ’600만불의 사나이’에 등장하는 생체공학 기술을 자기 손으로 구현해 보겠다는 어릴 적부터의 꿈을 이룰 수 있다는 생각에 자동제어 기술연구에 흠뻑 빠져들었다.
그는 결국 1984년 갓 신설된 서울대 의공학부에 몸을 담았고, 한국인 체형에 맞는 인공심장 개발 프로젝트에 참여해 관련 논문으로 1987년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하지만 김 교수는 이듬해 미국으로 이민을 가면서 오랫동안 의공학계를 떠나 외도 아닌 외도를 하게 됐다.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에서 박사 과정을 밟던 중 자동제어 분야의 권위자인 A.발라크리쉬난 교수의 지도로 ’항공분야 자동제어’로 관심을 돌렸던 것.
김 교수는 이후 영국 항공방위산업체 BAE 시스템스의 군용유인항공기시스템 선임 개발팀장과 미국 보잉 수석 공학자 등으로 일하며 T-50과 무인항공기(UAV) 등의 자동 항법제어장치를 개발했고, 2000년부터는 NASA에서 차세대 우주왕복선 X-37 개발에 참여해 왔다.
이렇게 미국 항공우주 분야에서 입지를 다진 그가 20여년 만에 한국에 돌아온 까닭은 초심으로 돌아가 다시 의공학 분야에 도전하고픈 욕심 때문이다.
김 교수는 25일 “무엇보다 원래부터 하고 싶은 분야인 데다 자동제어의 기본적 원리는 거의 같아 어느 분야에 적용하느냐에 따라 전공이 달라지는 것일뿐이어서 뒤늦은 귀환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소감을 말했다.
김 교수는 “의공학은 인공심장, 인공 팔ㆍ다리, 수술 로봇 등 자동제어를 적용할 분야가 무궁무진하다”며 “수술로봇이나 암, 알츠하이머 등 질병을 조기 진단하는 장치 개발에 도전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24일 귀국한 김 교수는 내달부터 서울대 의공학과 강단에 설 예정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