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 콘텐츠 걱정없습니다. TV에 내장한 컨버팅 기술이 ‘안방 3D 시대’를 여는 징검다리 역할을 할 것입니다.”
윤부근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사장은 25일 공개한 3DTV 라인업과 관련해 컨버팅 기술을 ‘핵심 기능(킬러 앱)’으로 꼽았다. 3D 컨버팅은 2D 영상을 3D로 자유롭게 전환할 수 있는 기술이다. 쉽게 말해 3D로 제작하지 않은 2D 영상이라도 TV 자체에 내장한 칩을 통해 리모컨 버튼 하나로 3D 효과를 낼 수 있다. 2D TV로 보는 드라마·스포츠·뉴스·오락 등 모든 프로그램을 3D로 볼 수 있다는 이야기다. 삼성은 이날 출시한 3DTV 라인업에 이를 구현하는 자체 칩을 탑재했다.
“시장 활성화 관건으로 꼽는 게 3D 콘텐츠입니다. 콘텐츠가 부족한 게 사실입니다. 컨버팅 기술은 2D 영상을 3D로 마음대로 바꿀 수 있고 TV 소리를 조절하듯 3D 입체감을 깊게, 얕게 기호대로 조정할 수 있습니다.”
3D 컨버팅 기술은 올해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2010’에서 도시바·파나소닉 등이 일부 선보였지만 실제 상용 제품으로 구현하기는 삼성이 처음이다. 3D 전용 콘텐츠가 없이도 TV에서 바로 3D 콘텐츠를 볼 수 있는 시대가 열린 것이다.
삼성은 이날 세계에서 처음으로 풀HD 3D LED 입체 화질을 구현하는 3DTV 라인업을 공개했다. 주요 업체가 3DTV를 올해 전략 제품으로 내걸었지만 아직 시장에 내놓지 못하는 상황이다. 삼성은 이날 발빠르게 제품을 내놓고 영화관에서 시작한 ‘3D 붐’을 안방으로 이어가기 위해 두 팔을 걷어 붙였다.
“삼성이 이룬 LED TV 성공 신화를 3DTV에서도 구현하겠습니다. 삼성은 이미 3D 전용 패널과 컬러·명암·모션을 최적의 상태로 제어하는 ‘하이퍼리얼 3D 엔진’을 독자 개발했습니다. TV에서 안경, 블루레이 플레이어, 콘텐츠까지 3D 종합 솔루션도 구축했습니다. 품질·브랜드·기술을 확보한 상황에서 마케팅만 뒷받침하면 충분히 승산 있는 게임입니다.”
삼성전자는 유럽 구주 포럼을 시작으로 마케팅에 포문을 열었다. 국내에 이어 싱가포르·미국 등 순차적으로 대대적인 출시 행사를 준비 중이다. 당장 다음주 동남아시아 시장을 겨냥해 싱가포르에서 3D 제품 발표회를 연다. 윤 사장은 “삼성의 풀HD급 3DTV는 지금까지 나온 TV와 또 다른 획을 긋는 제품”이라며 ‘LED=삼성’이라는 등식을 ‘3D=삼성’으로 이어가겠다”고 힘줘 말했다.
그는 올해 전 세계에서 200만대 이상을 팔아 치워 확실한 주도권을 잡겠다는 의지도 잊지 않았다. 삼성은 46·55인치 3D LED TV 7000· 8000 시리즈를 다음주부터 주요 유통점에 출시하고 곧 이어 최상위 프리미엄 제품인 9000시리즈를 3월 안에 내놓을 예정이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