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기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 사임

이병기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 사임

‘와이브로 전도사’ 이병기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이 임기를 1년여 앞둔 24일 밤 전격 사퇴했다. 이 상임위원의 사퇴 배경은 방송통신위원회 조직으로서 ‘진흥’ 정책을 펼치는데 한계를 느낀데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은 후임 인선작업에 들어갔다.

25일 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서울대 전기공학부 교수 출신인 이 위원은 최근 최시중 위원장에게 대학교수로 복귀해 정보통신 인재를 육성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이 위원은 최근 방통위의 비효율적 운영 등에 대해 상임위원으로서 업무적 한계를 느껴온 것으로 전해졌다. 최시중 위원장은 이날 이위원의 사표를 수리했다. 이 위원의 사퇴로 후임자를 선임하기까지 방통위는 1∼2개월간 위원장을 포함해 상임위원 4인 의결 구조로 운영된다.

이 위원은 사퇴 이틀전인 23일 전자신문 기자와 만나 위원회 조직의 상임위원으로서 어려움과 방송통신산업의 진흥 역할에 대한 정부 정책 수립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 위원은 이 자리에서 1기 방통위 위원으로서 방송통신 관련 중장기 정책을 수립해야 하며, 진흥정책과 기술 로드맵을 만들어 IT강국을 이어가야 한다는 견해를 피력했다. 또 산업발전을 위해서 현재의 음성중심의 규제보다는 음성과 데이터 등 각종 통신요금을 하나로 묶는 통합요금제도를 만들어 통신과 방송 융합시대에 대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위원은 이경자 부위원장과 마찬가지로 민주당 추천을 받아 지난 2008년 3월부터 상임위원으로 활동해왔다. 임기는 내년 3월26일까지다.이 위원은 야당 출신이지만 정치적 논리보다는 ‘와이브로 전도사’로 불릴 정도로 통신 전문가로서 목소리를 내왔다. 특히 광전송 부문 및 무선통신 관련해 전문적인 식견을 가지고 방통위 정책 결정 과정에 합리적인 의견을 개진해왔다.

방통위 한 상임위원은 “굉장히 합리적이고 의욕이 많으신 분인데, 최근 방통위 운영에 대해 회의를 느끼신 것 같다”면서, “위원회 조직을 비효율적이라며 최근 힘들어 하셨다”고 말했다.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의 민주당 간사인 전병헌 의원은 “당에서도 어제(24일) 밤에 본인으로부터 사임 얘기를 전해들어 아직 경황이 없다”며 “문방위 소속의원들과 당 지도부의 의견을 수렴해 빠른 시일내 후임자를 물색하겠다”고 말했다.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