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해양부 4대강 살리기 추진본부가 최근 1150억원 규모의 4대강 정보기술(IT) 접목 사업을 발표했으나, 예산이 26% 정도 부풀려진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대대적으로 홍보했던 로봇물고기 연구개발 사업과 LED트리 사업은 지난해 기획재정부 예산 심의과정에서 전액 삭감됐다. 국토부가 이를 확인조차 하지 않고 4대강 홍보에 급급해 서둘러 발표했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1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국토부가 지난달 20일 1150억원 규모의 4대강 정보화 사업계획을 발표했으나 이 사업 가운데 ‘4대강 지킴이 수중 물고기 로봇 연구개발 사업(250억원)’과 ‘4대강 유역 친환경 감성 솔라(Solar) LED 트리사업(60억원)’은 지난해 재정부 예산 심의 과정에서 전액 삭감된 것으로 확인됐다. 강 지킴이 수중 물고기 로봇 연구개발사업은 이명박 대통령과 정부가 4대강 개발 사업을 홍보하면서 거론했던 대표적인 IT사업이다.
당초 지식경제부가 4대강 IT 접목사업으로 예산을 책정했으나, 재정부가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들 사업을 합치면 310억원에 달해 당초 전체 예산의 26%가 사실상 삭감됐다.
지경부 고위 관계자는 “지난해 재정부 예산 심의 과정에서 로봇사업과 솔라 LED트리 사업이 삭감된 것은 사실”이라면서 “재정부가 시급히 추진해야 할 일이 아니라고 판단해 이 같이 결정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같은 예산 삭감에 따라 해당 사업을 제외하면 4대강 정보화 사업은 840억원으로 규모로 크게 줄어들게 됐다. IT업계는 당초 국토부가 발표한 1150억원도 기대에 크게 못미치는 데다가 주요 연구개발사업으로 홍보하던 수질검사용 ‘수중 물고기 로봇연구개발 사업’ 예산마저 삭감됐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하천유량관리·수자원 관리·하천 시설물 안전 시스템·수질관측 모니터링 사업 등 나머지 사업 대부분이 한강홍수통제소에서 이전부터 진행해오던 사업이어서 신규 IT접목사업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정부 산하기관의 한 전문가도 이를 반영하듯 “4대강이 최첨단 IT기반의 스마트리버(Smart River)라고 홍보해 막대한 IT 수요를 창출할 것이라 홍보했으나 상당 부문 ‘뻥튀기’한 것으로 드러나 사실상 토목 공사 중심으로 전개될 것”이라며 “사람들의 관심을 모아온 물고기 로봇 사업들이 빠지면 알맹이가 없다는 비판을 받을 것을 의식해 일부러 포함시키지 않았느냐는 의혹도 있다”고 전했다.
국토부는 예산이 삭감된 사실조차 모르다 전자신문 취재가 시작되자 뒤늦게 이를 인정했다.
안시권 국토부 4대강 추진본부 정책총괄팀장은 “솔라 LED트리 사업과 로봇 물고기 사업이 지난해 기재부에서 반려된 것이 사실로 확인됐다”며 “지경부 등 유관 부처 사업 규모는 해당 부처에서 결정할 일”이라며 한발 뺐다.
정진욱기자 coolj@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