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덕특구에 들어설 융합기술생산센터내 시제품제작센터를 둘러싸고 대덕이노폴리스벤처협회와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간 갈등이 재현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시제품제작센터 건립은 지난해 초 대전지역 중소·벤처기업인들의 의견을 받아들여 대덕특구지원본부와 사업 주관기관인 ETRI가 융합기술생산센터에 설립하기로 합의를 했던 사안이다.
당시 대덕벤처협회측에서는 대덕특구에 사출·금형·정밀가공 등 지원시설을 한 곳에 모아둔 시제품 제작소가 없어 기업들이 시제품을 만들기 위해 다른 지역을 찾아야 하는 등 어려움이 많다며 대덕특구지원본부측에 시제품제작센터를 설립해줄 것을 요청했고, 수차례 협의 끝에 이를 대덕특구지원본부와 ETRI가 수용했었다.
하지만, 이러한 결정에도 불구하고 지난달 초 대덕특구본부 주최로 열린 융합기술생산센터 운영위원회에서 다시 이상 조짐이 감지됐다.
대덕벤처협회는 당시 운영위원회에 참석한 ETRI측에서 시제품제작센터에 들어갈 지원시설을 둘러싸고 다시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내비쳤다며 불쾌한 표정을 감추지 않았다.
남용현 대덕벤처협회장은 “이미 명확하게 결정난 사안이라 생각했는데 ETRI측에서 그 지원시설이 왜 필요하냐라는 식으로 나와 황당했다”면서 “이는 융합기술생산센터의 설립 취지를 잘 모르는 것”이라고 말했다.
융합기술생산센터는 지식경제부가 대덕특구에서 개발한 융합기술의 사업화를 지원할 목적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이 중 융합기술 상용화 시제품 제작지원 사업이 주요 사업 중 하나로 꼽혀왔다.
남 회장은 “대덕특구에는 양산 전 단계인 파일럿 생산라인이 없기 때문에 기업인들 입장에서 시장 접근이 쉽지 않다”면서 “무엇보다 시제품제작센터에 설치될 콘텐츠를 명확하게 설정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향후 시설 운영 방안 등을 포함한 콘텐츠가 정해질까지 공청회를 열어 특구의 의견을 반영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ETRI는 건물 공사가 이제 막 시작된 만큼 조만간 시제품 제작센터내 지원시설에 대해 전체적인 그림을 그려나가겠다는 입장이다.
정하재 ETRI 융합기술생산센터장은 “많은 기업에게 혜택이 돌아가도록 기업들이 원하는 장비와 필요로 하는 시설을 가장 우선적으로 채택할 것”이라면서 “앞으로 융합기술생산센터 운영위원들과 협의해서 센터 운영에 필요한 제도와 방안을 도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 26일 기공식을 마친 융합기술생산센터는 ETRI 내 부지 1만8268㎡, 연면적 2만3039㎡에 지하 1층, 지상 7층 규모의 건물로 지어지며, 내년 5월말 완공될 예정이다.
대전=신선미기자 smshi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