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현지시각) 개막한 세계 최대 디지털산업전시회 ‘세빗(CeBIT) 2010’엔 ‘클라우드(Cloud) 컴퓨팅’을 향해 IT의 패러다임이 이동하는 현상이 뚜렷했다. 하드웨어 기반 컴퓨팅을 중심에 됐던 전시회는 클라우드 컴퓨팅을 통한 소프트웨어와 서비스 위주로 확 바뀌었다.
세빗 주최사인 도이치메세는 2일 하인츠 후버트 뵈스트호프 IBM독일연구개발 책임의 입을 빌어 “클라우드 컴퓨팅이 새 산업혁명을 동력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세계 디지털산업 본류가 ‘클라우드 컴퓨팅’ 체계를 지향한다는 것이다. 클라우드 컴퓨팅은 여러 정보통신 관련 기능을 임대서비스형태(SaaS)로 제공하는 체계로서 ‘구글 앱스’처럼 인터넷을 이용해 이용자의 컴퓨팅 기능을 높이는 데 쓰인다.
도이치메세는 특히 구글과 아마존닷컴이 사상 처음으로 세빗에 전시장을 꾸며 이러한 흐름에 합류했다고 밝혔다.
구글은 이번 행사에서 그동안 사생활 침해 논란으로 독일에서 서비스하지 못했던 ‘스트리트뷰’(지도 위 한 지점의 주변 정보를 360도 화면으로 보여주는 서비스)를 개선해 선보인다. 아마존은 자회사 아마존웹서비스를 중심으로 ‘EC2’ 등 각종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알릴 계획이다.
특히 30여 세빗 글로벌콘퍼런스(CGC) 기조연설자 중 상당수가 클라우드 컴퓨팅을 기반으로 한 소프트웨어, 서비스 제공 업체의 최고 경영층이라는 점이 눈길을 모은다. 구글의 넬슨 매토스 부사장, 아마존의 베르너 보겔 최고기술책임자(CTO)와 함께 대표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업체 세일즈포스닷컴과, 사진 서비스업체 플리커의 주요 경영자 등이 연설에 나선다.
전통적으로 하드웨어 전시회였던 세빗의 이런 변화는 컴퓨팅 용량을 기반으로 하는 ‘양적’ 경쟁보다 이용자에게 실질적인 효용을 주는 ‘질적’ 경쟁이 중요해졌음을 보여준다. 세빗 측은 “전통적인 데스크톱 컴퓨팅 모델에서 클라우드를 통해 다양한 기기로 공급되는 소프트웨어와 서비스를 향한 중대한 패러다임 이동의 신호가 오고 있다”면서 “세빗이 이 징후에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올해 25주년을 맞은 세빗2010은 ‘연결된 세계(Connected World)’를 주제로 이용자를 위한 미래 통신·소프트웨어·인터넷 체계를 화두로 꺼내들었다. 68개 국가 4157개 회사가 참가한 가운데 주요 업체의 신제품들이 대거 발표됐다. 노키아는 새로운 스마트폰 모델군인 ‘C시리즈’를 이 자리에서 발표할 예정이다. MSI는 24인치에 3차원(3D) 화면이 구동되는 ‘올인원PC’를 선보인다. 아수스, 엔비디아, 카스퍼스키 등도 신제품 발표 대열에 동참했다.
하노버(독일)=황지혜기자 gotit@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