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 최진석 부사장 물러나나?

하이닉스 최진석 부사장 물러나나?

 하이닉스 회생의 주역이자 생산공정의 장인으로 평가된 최진석 부사장이 기술고문직을 제안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기술고문직은 사실상의 실무 퇴진을 의미한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하이닉스반도체 채권단 측은 지난달 28일 최진석 부사장에게 하이닉스 기술고문직을 맡아 줄 것을 제안했다.

 업계 핵심 관계자는 “사장 후보 최종 선임이 있은 날(25일)로부터 사흘 뒤에 외환은행 고위 관계자가 전화를 걸어 최진석 부사장에게 기술고문으로 추천할 계획임을 통보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그러면서 “외환은행 측은 기술고문 제안이 다른 채권단의 합의로 결정된 내용임을 강조했으며, 회사 내 상근할 수 있도록 조치하겠다는 말도 덧붙였다”고 전했다. 최 부사장은 본지와의 전화통화에서 “들은 내용 그대로”라고 관련 내용을 확인했다.

 직원에 대한 인사권은 현재 하이닉스 대표이사가 가지고 있고 특히 고위 임원에 대한 인사 여부는 이사회에서 최종 결정하도록 돼 있어 최 부사장의 기술고문 및 최종 실행 여부는 아직 미지수다. 그러나 최 부사장은 이번 제안을 사실상의 해고 통보로 받아들여 현재 용퇴를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달 말까지만 근무하고 당분간 휴식을 취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인사 방침이 권오철 신임 사장 내정자의 의중에 따른 것인 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권 신임 사장 내정자는 최근 국내 한 언론매체와의 인터뷰서 “(사장 후보) 경선에 참여한 분들의 불이익없을 것”이라고 얘기한 바 있다.

 그러나 하이닉스의 핵심 엔지니어이자 CEO후보자까지 선임된 최진석 부사장의 갑작스런 인사 방침에 대해 논란이 일고 있다. 하이닉스 내부에서 조차 “최진석 부사장이 하이닉스 정상화에 일등공신으로 사내에서 문제될 일이 없었다”며 “퇴진이 결정됐다면 뭔가 잘못된 일”이란 의견이 나오고 있다. 채권단이 ‘월권’을 한 것 아니냐는 주장도 있다.

 최진석 부사장은 하이닉스 회생의 핵심 인물이다. 하이닉스가 워크아웃으로 투자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열악한 상황 속에서도 공정 과정의 재편 등을 통해 수율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성과를 올렸다. D램 생산공정의 장인으로 삼성전자가 벤치마킹할 정도였다.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