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개 핵심 부품·소재 자립 2000억 투입

 정부가 지능형 자동차의 안전장치 부품, 인쇄회로기판(PCB) 모듈, LED용 소재 등 20개 핵심 부품과 소재의 자립화를 위해 ‘핵심 부품소재 자립화’ 사업을 다음 달 본격 추진한다. 이는 기술 자립화에 초점을 맞춰 이미 추진 중인 세계시장 선점 핵심소재(WPM:World Premier Materials) 육성 사업과 별개로 추진하는 것이어서 주목됐다. 그만큼 정부가 부품·소재산업 육성을 위해 입체적이고 전 방위적으로 전략을 펴고 있음을 의미한다.

 2일 지식경제부에 따르면 정부는 오는 2012년까지 2000억원을 투입해 대일무역적자가 심화되고 있는 부품 10개, 소재 10개 등 기술 자립화가 시급히 요구되는 20대 품목을 이달 안에 선정하고, 다음 달 관련 기술 자립화 사업에 들어갈 방침이다.

 이와 관련, 정부는 최근까지 60개 품목 가운데 30개로 1차 선별 작업을 진행했으며, 이달 말 지경부 장관이 주재하고 각 부처 차관급이 참석하는 부품소재발전위원회에서 최종 선정할 방침이다.

 정부가 이처럼 부품소재산업 경쟁력 강화에 힘을 쏟는 것은 관련 산업 수요는 외형적으로 비약 성장했으나 여전히 핵심 부품 소재는 수입에 의존하는 만성적인 구조를 탈피하기 위한 것이다.

 지경부에 따르면 지난해 정보통신(IT) 분야에서만 561억달러의 무역흑자를 기록했다. 하지만 속사정을 들여다보면 반도체 제조장비는 수출 8억달러, 수입 36억달러로 26달러의 무역적자를 기록했다. 계측제어분석기 역시 지난해 수출 13억달러, 수입 31억달러로 23달러의 무역수지 적자를 나타냈다. 또 2차전지나 IT제품의 원료가 되는 정밀화학 연료도 17억달러의 무역수지 적자로 무역수지 개선의 걸림돌로 여겨져 왔다.

 부품·소재의 국산화는 무역수지의 개선은 물론이고 국가 경쟁력의 향상을 위해서 반드시 넘어야 할 1차 관문이란 게 정부의 시각이다.

 정부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정보통신·자동차·조선 등 다양한 분야에서 세계 1위 품목을 다수 보유했지만 세부적으로 보면 원천기술 확보에는 미흡한 부문이 많다”며 “이를 만회할 수 있는 것이 바로 부품 소재의 선진화”라고 밝혔다. 1등 분야의 시장 경쟁력 강화를 위해 그만큼 기초 분야에 대한 투자가 부족했다는 방증이다. 정부는 자립화 사업과 함께 이달 말 ‘WPM 프로그램’의 10대 과제 선정, ‘부품소재 해외 M&A펀드’ 조성, ‘기업형 사업단’ 결성, ‘마일스톤 목표 관리시스템’ 등을 통해 부품소재 산업의 선진화를 추진하기로 했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