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로 힘의 이동이 시작됐다. 이른바 ‘팍스 아시아나(Pax Asiana)’의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기존산업의 쇠퇴, 10년간 정체된 성장률, 개인 및 국가의 재정적자 문제, 불안정한 근로환경 문제, 부동산 버블 해결, 금융시장의 불안, 저출산 등의 몇가지 중요한 시스템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그 혜택을 충분히 누리지 못할 수 있다. 특히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와 맞물린 고령사회의 문제는 아주 중요하다.
우리나라는 심각한 저출산으로 2017년부터 생산가능 인구가 감소하면서 노동력의 질적·양적인 하락, 국내 시장의 급속한 위축으로 인한 서비스 시장 붕괴, 부동산을 비롯한 자산시장 폭락 등을 불러올 가능성이 크다. 2008년 출산율이 1.34명이었던 일본의 경우, 인구감소와 고령화로 자국 내 자동차 판매량이 2004년 585만대에서 2008년 470만대로 4년 사이 무려 25%나 감소했고, 소매업·교육업·출판업·물류업·소규모 서비스업·자영업 등의 산업들이 줄줄이 폭탄을 맞고 있다.
고령화 현상이 무서운 이유는 이런 저출산의 저주를 가속화시키기 때문이다. 참고로 인구의 25%가 65세 이상이 되면 생활수준이 평균 18%정도 하락한다. 한국은 2019년에 인구의 14.4%가 65세 이상인 고령사회로 진입하게 되고, 2026년에는 총인구의 20%가 고령화된 초고령 사회로 진입한다. 2030년이 되면 인구의 24.3%인 1181만명이 노인이 된다. 고령화의 저주는 국가 재정부담 가중으로 인한 경제성장의 걸림돌, 평균 생활수준 하락, 부동산 하락, 내수시장 규모 축소, 사회활력 하락, 저축률 하락으로 인한 경제 펀터멘털 약화, 농촌 및 중소도시 경제 파괴 등의 문제를 양산할 것이다.
그리고 이런 문제들은 고령화만큼 장기간 지속된다. 여기에 우리나라는 올해부터 인구의 14.6%에 해당하는 베이비붐 세대가 은퇴한다. 이들은 고령인구에 잡히지 않는 사각지대 인구다. 즉 실제로는 10년 후가 되면 고령인구 14.4%와 베이비부머 은퇴자 14.6%가 합쳐진 30%가 우리나라의 경제에 충격을 줄 것으로 예측된다.
고령사회를 준비할 시기가 우리에게는 그다지 많지 않다. 적게는 5년, 많아야 10년 안팎이다. 그러나 지금 한국의 30∼40대들은 은퇴 후를 준비하지 못할 정도로 저성장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갈수록 노인부양에 대한 짐만 커지고 있다. 현재 젊은이 7∼8명이 노인 1명을 부양하지만 10년이 지나면 젊은이 5명이 1명을 부양해야 하고, 2050년이 되면 젊은이 1.2명이 노인 1명을 부양해야 하기 때문이다. 결국 고령사회를 감당하기 위한 젊은이들의 세금부담만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그나마 잘 준비해 온 미국이나 유럽같은 선진국도 고령화 사회는 큰 부담인데 앞으로 한국의 실정은 어떠할까. 10년 후의 한국사회를 상상해 보라.
최윤식 아시아미래인재연구소장 ysfuture@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