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에너지 유망기술 10] (7)직류전원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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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반 주택과 도심 건물은 모두 교류(AC) 220V를 전원으로 사용한다. 그러나 노트북PC 등 디지털 제품은 대부분 어댑터를 통해 직류(DC)를 쓰고 조명·TV·에어컨·냉장고 등 최근 고효율 경쟁이 치열한 가전제품 모두 직류 사용에 승부를 걸고 있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날까.

 100년 전 에디슨의 직류와 테슬러의 교류 간 주도권 싸움 끝에 장거리 전력 전송에 유리한 교류가 전력 전송 방식으로 자리잡으면서 교류 전력은 전기에너지의 표준이 됐다. 하지만 최근 전력 계통의 기술이 발달하면서 직류의 전압가변이 수월해지자 전기공학자들은 교류 전력 계통보다는 직류 전력 계통이 전력을 제어하는 데 편하고 에너지 효율 측면에서도 뛰어나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직류전원망에 대한 연구가 급속도로 활발해지고 미래 유망 기술로 부각되고 있는 이유다.

 시장은 이러한 흐름을 잘 간파하고 있다. 이미 직류 송전 기술로 전남 해남에서 제주까지 전력이 공급된다. 제로에너지 빌딩이 직류 사용을 선언하는가 하면, 스마트그리드는 직류 분산전원에 대한 표준을 마련 중이다. 단적으로 ‘전기 먹는 하마’로까지 비난을 받던 인터넷데이터센터(IDC)는 현재 직류라는 전기에너지 다이어트 프로그램으로 체질을 개선 중이다. IDC 내 서버는 물론이고 PC·데이터 저장 장치 등이 모두 직류로 사용기반을 바꿔 작동한다. IDC처럼 건물의 직류전원망은 교류에 비해 30% 이상의 전기에너지를 절감해 준다. 고효율 냉난방기기 역시 직류를 거쳐 고효율을 실현하고 있다.

 그러나 직류 전력 사업화의 길에는 큰 난관이 기다리고 있다. 교류의 기득권을 넘어서기가 쉽지 않다. 전압과 이에 따른 안전성이 어느 수준에서 표준화되느냐는 문제가 대표적이다.

 백주원 한국전기연구원 신재생에너지시스템연구센터 박사는 “전압이 낮을수록 안전하지만 전선이 굵어져 원가와 작업성 면에서 비효율적”이라고 말한다. 그는 “그렇다고 전압을 높이면 같은 수준의 전압에서 직류가 교류보다 전기 화재의 위험이 높다”며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분야별로 최적의 전압이 표준화돼야 하는데 이해관계자 간 합의는 요원하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기에너지 선진국들은 오는 2020년경에는 직류 전력 사용량이 2000년의 5배 수준인 50%까지 급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직류 전력화를 통해 에너지 효율을 개선해야 한다는 기술 개발 방향에 이론의 여지는 없기 때문이다.

  창원=임동식기자 dsl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