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완성품(세트) 위주의 사업을 모듈·칩 단위의 부품사업으로 전환하면서 과거 경쟁사들도 수요처로 바꿔가고 있습니다. 올해는 해외 공략에 보다 박차를 가할 생각입니다.”
시리얼통신 전문업체 시스템베이스의 김명현 대표(62)의 명함에는 ‘신스(Since) 1987’이라는 문구가 새겨있다. 1987년부터 23년간 시리얼통신 분야에서 강점을 다져온 전문업체라는 의미다. 그런 그가 올해부터 새로운 영역 확대에 나선다고 밝혔다. 아이템은 그동안 노하우를 쌓아온 시리얼통신 분야로 집중하면서, 공급대상을 확대하고 해외시장에 한번 승부수를 던져보겠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회사가 국내 시리얼통신 시장을 주도하고 있지만 내수 규모가 크지 않다는 한계도 분명하다”며 “지난해 대만지사를 낸 데 이어 올해부터는 해외 전시회 참여 확대, 동남아와 남미의 파트너나 현지공장 설립 등을 순차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의 해외시장 접근법도 흥미롭다. 세트장비 위주로 제품을 만들던 방식에서 탈피, 임베디드 모듈이나 단일 칩 형태의 제품군을 확대하는 전략이다. 이를 통해 수요처를 넓히고 경쟁자들까지 시스템베이스의 부품 수요처로 만들어나간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부품사업 비중을 늘리다 보니 세트제품에서 우리와 경쟁하던 업체들도 시스템베이스의 우군으로 만들 수 있게 됐다”며 “모든 나라가 현지 생산품을 선호하게 마련이다. 부품 위주로 접근하면서 글로벌 파트너사를 늘리고, 현지 합작법인 등을 설립할 기회도 많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달 초 독일에서 열리는 임베디드월드 전시회에 참가한다. 시리얼통신 모듈 신제품인 ‘에디’를 선보이면서 유럽 거점이 될 현지 에이전트 개설까지 협의하게 된다. 선전에서 열리는 중국 최대 반도체 전시회인 ‘IIC 차이나’에서는 대만지사, 중국대리점과 함께 회사 전 제품을 전방위로 소개할 계획이다. 그는 KOTRA와 함께 동남아 4개국에 대한 시장 조사활동도 진행하고 있고, 연초 우즈베키스탄·카자흐스탄도 방문했다. 현지 파트너사를 찾고, 필요하다면 현지 합작법인·생산공장 설립까지 진행할 생각이다.
김명현 대표는 “20년이 넘게 쌓아온 반도체 설계능력과 여러 소프트웨어 기술은 해외에서도 충분히 통할 수 있는 경쟁력”이라며 “부품단위 사업확대와 해외 주요거점 확보를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도 시리얼통신 강자로 도약해보겠다”고 강조했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