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B업체들 매출 호조에 ‘신바람’

“지난 설 연휴에도 공장을 가동할 만큼 일손이 귀합니다. 생산직원들이 3주 2교대로 밤낮없이 일하지만 고객사의 주문 물량을 채우는데 역부족입니다.”

연성인쇄회로기판(FPCB) 업체들이 연초부터 가파른 매출 상승세를 타며 쾌조의 스타트를 끊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스마트폰과 넷북 등의 수요에 힘입어 FPCB 업체들이 비수기인 1, 2월에도 공장 가동률을 높이며 공격적인 시장 대응에 나서고 있다. 일부 기업은 공장 증설에도 나선다.

FPCB는 휴대폰이나 넷북 등 전자제품 내부의 전기신호 전달을 위해 절연체(플라스틱)에 미세한 통로를 뚫어 금속 물질로 연결한 부품이다. 냉장고나 TV, PC 등에 사용되는 경성PCB와 구분되는 제품이다.

대표적인 기업이 인터플렉스와 플렉스컴이다.

인터플렉스는 지난 1, 2월 매출이 작년대비 50억원 가량 늘어나면서 분기 매출목표를 상향했다. 이에 따라 올해 1분기 매출은 지난해보다 20% 가량 늘어난 67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주요 고객사인 삼성전자가 휴대폰 생산을 20∼30% 늘린데다 올해 주력 생산품인 스마트폰용의 경우 기존 슬라이드 휴대폰 대비 PCB 사용량이 20∼30% 가량 많아 매출 증대에 기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플렉스컴 역시 지난해 3분기 이후 공장 풀가동 체제를 유지하며 휴일도 반납한 채 공장을 돌리고 있다. 공장 가동률이 90%대에 진입하면서 생산 직원의 수작업이 기계를 따르지 못할 정도다.

플렉스컴 측은 비수기인 2월 매출이 100억원을 웃돌았다며 올 1분기 매출이 3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플렉스컴은 올해 베트남에 500만달러를 투자해 생산시설 증설에도 나선다.

FPCB 생산량이 확대되면서 관련 소재 업체도 동반 호조를 맞고 있다.

FPCB 소재인 동박적층필름(FCCL)과 회로보호용 절연필름를 생산하는 이녹스의 연초 매출은 당초 목표 대비 30%를 넘어섰다. 이 회사 박정진 상무는 “FPCB제조사들이 호조를 띠면서 관련 소재 수요도 급증해 제품이 없어 수요를 맞추지 못하는 실정이다”며 “경영관리 등 IT시스템을 확보해 생산효율을 최대화시키는 한편 신규 공장 건립을 통해 수요에 대응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