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의 하루
“좋은 대학, 좋은 차, 좋은 직장…우리는 성공하지 않으면 죽는다고 생각하며 살고 있지 않습니까? 동창회도 못 나가잖아요. 이런 것에서 벗어나야 세상살이가 더 좋아질 것입니다.”
소설가 박범신, 그는 이제껏 가난을 두려워해 본 적이 없다. 그런데 그의 눈에 비친 요즘 사람들은 가난을 부끄럽고 무섭게 여기는 마음이 많은 것 같다. “소비하는 게 당연한 사회에서 자랐으니 어쩌면 당연한 귀결이라고 보지만, 더 가진 사람들이 자기 삶에 만족하느냐 하면 또 그건 아니지 않으냐”고 되물었다.
결국 박범신 씨는 “누구든지 자기 봉우리를 자기 방식대로 올라가면 성공”이라며 “구멍가게를 해도 본인이 행복하면 그게 행복이라는 자신감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병기 엔터테인먼트쇼핑 대표가 소설가 박범신으로부터 꺼낸 알토란 같은 몇 마디다. 김 대표는 1997년 게임회사 지오인터랙티브를 창업해 성공한 뒤 1만여명과 유대 관계(인맥)를 맺은 것으로 알려진 인물. 박범신 씨를 비롯한 유명인 여섯 명과 나눈 이야기들을 ‘리더의 하루’에 담아냈다.
“발레에 목숨을 걸었죠. (중략) 예술은 누가 가장 잘하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내가 무엇을 해내느냐가 더 중요한 거니까요. 누구보다 잘하는 게 아니라 나만이 할 수 있는 무엇인가를 표현하는 게 예술이라고 생각해요.”
발레리나 김지영, 그는 목숨처럼 직업을 사랑했다. 그리고 제2 인생을 꿈꾸기 시작했다. “예술가는 본질적으로 외로울 수밖에 없다는 걸 항상 느낀다”는 그가 꿈꾸는 두 번째 인생은 무엇일까.
“선택지가 많아서 좋아요. 무엇을 하지 않을 자유와 무엇을 할 자유 둘 다 제게 있으니까요.”
방송인 손범수, 그는 자기 일이 그렇게 소중할 수가 없다. 프리랜서 방송인으로 살자니 “일단 생계가 달려 있잖아요. 절박함이 다르다”고 말했다. “예전에는 조직에서 성공하는 것만 생각했는데, 지금은 열려 있는 길 자체가 굉장히 많다”고 덧붙였다.
이희성(인텔코리아)·김동신(파프리카랩)·황철주(주성엔지니어링) 등 기업 최고경영자와 그의 이야기도 담겼다. 김병기·류화선 지음, 케이펍 펴냄, 1만3500원.
이은용기자 ey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