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캡션/ 이병기 방통위 상임위원이 직원들과 작별인사를 나누고 있다.
이병기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이 3일 오후 서울 광화문 방통위 대강당에서 퇴임식을 갖고 학자의 길로 돌아갔다.
이 위원은 이임사를 통해 “옛 정보통신부는 대한민국 IT의 개척자였다. 방통위는 정통부를 계승했으나, 정통부 개척정신이 죽어가고 있다. 합의제 조직이 이렇게 만든 것이 아닌가 한다”며 정통부 개척정신을 계승해 방송통신 융합을 이끌어 줄 것을 당부했다. 이 위원은 TDX 교환기와 CDMA, 와이브로로 이어지는 정통부의 개척정신을 이어가, 소프트웨어적인 정보통신기술(ICT) 강국·문화선진국으로 만드는 데 힘써 달라고 덧붙였다.
한국의 CDMA 개발과 IT강국 도약 과정을 담은 ‘퀀텀 점프(대도약)’라는 책의 구절을 인용해 “TDMA냐 CDMA냐 하는 논쟁이 컸을 때 정통부는 국회와 언론, 안기부, 청와대, 감사원으로부터 동네북 신세가 됐지만 의연히 대처했다”고 운을 뗀 이 위원은 “내가 죽어가는 와이브로를 위해 15차례 강연에 나선 것도 이와 비슷하다”며 “지금 정통부의 개척정신이 죽어가고 있음에도 불구, (방통위 공무원들은)같은 보고를 반복하면서도 정책완성도를 높이는 일로 받아들이고 있다”며 애석해 했다.
이 위원은 또 “정통부가 하드웨어적 문화선진국을 만들었다면, 방통위는 소프트웨어적인 ICT(정보통신기술) 문화선진국을 만드는데 앞장서야 한다”며 “상임위원도, 국회의원도 임기가 끝나면 사라지지만 여러분은 남는다”는 말로 방통위 구성원들의 태도 변화를 촉구했다.
마지막으로 이 위원은 “방통위가 진흥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이에 걸맞는 조직을 갖춰야 한다”며 사무총장제 도입 등 진흥을 위한 조직 쇄신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심규호기자 khs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