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OBIZ+] Analysis - 한국형 국제회계기준(IF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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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형 국제회계기준(IFRS)이 본격적으로 적용된다. 가장 먼저 은행들부터 IFRS시스템을 가동하기 시작했다. 증권, 보험사들도 이르면 상반기부터 IFRS시스템을 가동하게 된다. 올해는 기존의 한국회계기준(K-GAAP)과 IFRS를 병행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IFRS 적용에 따른 문제점을 찾아 올해 내로 수정 보완한다는 것이다. 많은 전문가들은 실제 올해부터 IFRS시스템을 가동하고 IFRS 기준에 맞도록 회계 프로세스를 적용하면 상당한 수정사항이 발생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일부 금융사의 경우 앞서 구축한 IFRS시스템을 재구축하는 수준까지도 이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IFRS 적용에 따른 수정사항들은 어떤 것인지 IFRS 전문가와 함께 이러한 이슈를 짚어본다.

IFRS를 실제 적용하면 많은 수정사항이 발생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현재 이슈로 여겨지는 사항은 크게 △IFRS 회계기준의 변경 △관리회계 및 리스크관리 등 경영관리 분야 전면 수정 △연결 중심의 관리회계제도 도입 △IFRS 운영 및 내재화 등이다. 따라서 올해 은행들을 비롯해 금융사들이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분주한 한해를 보내게 될 전망이다.

◇세부 내용이 계속 변하는 IFRS=가장 큰 이슈는 IFRS에 의한 회계기준이 계속해서 변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회계정책과 회계제도, 회계·업무 프로세스, IFRS시스템 등에 대한 변화도 불가피한 상황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대규모로 수정해야 하는 사항도 발생될 수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예·대손충당금이다. 이는 지난 2009년 11월에 초안이 공개됐으나 향후 발생손실모델에서 기대손실모델로 전면 개편이 이뤄질 예정이어서 예·대손충당금 부분에 대해 전면 재개편이 이뤄져야 한다. 물론, 시스템도 전면 수정이 필요한 상황이다. 현재 금융사들이 구축한 대손충당금회계는 발생손실 모델로 구축돼 있다. 기대손실모델로 전면 개편이 이뤄질 경우 시스템 재구축까지도 요구된다.

이런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는 금융감독원이나 회계기준원은 이렇다 할 가이드라인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금융감독원은 오는 6월 30일까지 의견수렴을 거쳐 연내 가이드라인을 확정할 계획만 갖고 있다. 이후 조기적용을 허용하되 오는 2013년이나 그 이후부터 의무적용을 실시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연결대상에 대한 변화도 일어날 수 있다. 예를 들어 기존 IFRS 체계에서 연결대상 종속기업은 지분이 50% 이상이거나 실질적으로 지배하고 있다는 명백한 근거가 있을 경우로만 한정돼 있다. 그러나 연말 경에 기존 규정은 실질 지배력이 없다 하더라도 지분 30% 이상의 최대주주이면 연결이 가능하다고 개정될 예정이다. 따라서 연결대상은 더욱 증가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 역시 시스템을 수정하게 되는 요인이다.

이외에 미국이 IFRS를 적용하는 것도 또 하나의 변수가 되고 있다. 미국은 오는 2014년부터 IFRS를 적용할 계획인데 유럽의 회계기준을 그대로 적용하는 것이 아니고 기존 미국회계기준(US-GAAP)과 IFRS를 계정과목별로 일치시키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작업을 현재 진행 중이다. 향후 미국이 기존 US-GAAP를 반영한 IFRS를 적용하게 될 경우, IFRS에도 변화가 일어나게 된다. 결국 IFRS는 수년에 걸쳐 계속해서 변경이 이뤄지게 되는 것이고 이에 따라 시스템도 꾸준히 수정이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경영관리 및 내부 관리회계제도 변경=관리회계 및 리스크관리 등 경영관리 전반에 대한 수정도 요구되고 있다. 현재 대부분의 상장기업들은 연결재무제표에 의한 의사결정을 수행하고 있다. 따라서 의사결정에 활용되는 경영관리 자료들도 모두 연결재무제표를 기반으로 만들어져야 한다.

즉, 예산수립 및 경영계획, 성과측정(수익성관리), 성과평가(성가관리)에 해당되는 각종 재무적 정보가 IFRS 기준을 반영한 정보로 변경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기업들은 기존에 계열사별로 이뤄지던 경영관리 데이터들을 IFRS 기준으로 다시 만들어야 한다. 이러기 위해서는 경영관리시스템 개편이 불가피하다.

또 IFRS가 적용되면 리스크 관리 자료를 공시해야 함에 따라 기존 리스크관리시스템도 개편해야 한다. 리스크관리 부분은 최근 국제적인 금융위기에 따라 금융사들이 관리를 강화하고 있어 더욱 관심이 높은 부분이다. 여신고객의 기업신용평가시스템 및 리스크관리시스템의 변경 등도 은행 전반에 걸쳐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연결중심의 내부 관리회계제도 도입도 이슈다. IFRS 도입은 단순히 회계기준의 변경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고 투자, 영업, 성과평가 등 기업경영 전반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특히 연결중심 공시에 따른 종속회사의 중요성 증대, 기업의 회계처리 판단사항 확대에 따른 리스크 증가 등이 예상되고 있다. 따라서 내부 관리회계제도도 개별회사 중심에서 연결 차원으로 접근할 필요성이 있다.

그러나 개별회사 중심의 내부회계관리제도도 이제 시행된 지 3∼4년에 불과해 아직 정착단계다. 그런 상황에서 연결 중심으로 내부회계관리제도 구축을 의무화 한다면 기업들의 부담은 더욱 클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점을 고려해 연결 중심의 내부회계관리제도 구축 의무화 방안을 감독당국이 좀 더 시일을 두고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IFRS 시스템 운영과 내재화=IFRS시스템을 운영하는 것도 주요 과제다. IFRS시스템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해당 시스템 구축을 담당했거나 이와 유사한 경험을 갖고 있는 전문가가 필요하다. 즉, IFRS에 대한 개념도 알고 있어야 함은 물론이고, IT적인 전문성도 갖춰야 한다. 이러한 인력을 보유한다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다.

더욱이 기존 회계시스템보다 프로세스 및 전산화가 복잡해졌고 과거와 달리 재무제표의 오류가 공시될 경우 증권집단소송 등으로 인해 기업에게치명적인 피해를 입힐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IFRS시스템 운영인력에 대한 전문성은 더욱 요구되고 있다.

이와 함께 IFRS 내재화도 필요하다. IFRS의 특징은 원칙중심(Principle-based)의 회계처리 선택권을 넓게 허용했다는 점이다. IFRS가 도입된 이후에도 기업에 합리적인 회계처리 방안을 계속 연구해야 한다. 이를 위해 회계부서뿐 아니라 관련된 전부서가 함께 자기 회사에 맞는 IFRS 회계처리 방법을 개발해야 한다. 또 IFRS 세부 업무별로 구분해 보다 더 자연스럽게 적용될 수 있도록 지속적인 업데이트도 이뤄져야 한다.

이재철 SK C&C 금융컨설팅팀 위원 xconjclee@skcc.com

신혜권기자 hkshin@etnews.co.kr

■ 이재철 SK C&C 금융컨설팅팀 위원은

인하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한 후 고려대학교 경영대학원을 수료했다. 이후 안진회계법인, 아더앤더슨코리아, 대주회계법인을 거쳐 지난 2007년부터 SK C&C 컨설팅본부 금융컨설팅팀에서 근무하고 있다. 공인회계사와 세무사 자격을 갖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