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IT 수출이 글로벌 경쟁 심화, PIIGS(포르투갈·아일랜드·이탈리아·그리스·스페인)를 중심으로 한 남유럽 국가들의 재정위기 등 대외 환경 악화에도 불구하고 9개월 연속 100억달러대를 기록했다. 이와 함께 지난달 IT 무역수지는 55억달러 흑자로 전체 산업 흑자 23억3000만달러의 2.3배에 달했다.
품목별로 살펴보면 반도체는 D램과 낸드플래시 등의 수요 다변화로, 디스플레이 패널은 중국의 가전하향 정책에 따른 보조금 상한선 인상, 밴쿠버올림픽·남아공월드컵 특수와 윈도7 효과로 전년보다 수출이 크게 늘었다. 컬러TV도 역시 중국 시장의 본격 성장기 돌입, 삼성·LG전자 주도의 LED TV 시장 확대가 큰 힘이 됐다.
반면, 주요 수출품인 휴대폰은 원가절감과 생산능력 확보를 위한 글로벌 생산 비중 확대로 전년보다 20.8%나 감소했다. 이밖에 프린터, HDD, 세탁기, 셋톱박스 등도 수출이 호조를 보여 연간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문제는 IT분야 수출 증가뿐 아니라 수입도 동반 증가한다는 점이다. 일례로 우리의 취약부문인 전자부품의 수입이 전년보다 30.5% 늘어난 30억달러를 기록했다. 특히 스마트폰 시장 확대로 무선통신기기 수입은 30.1%가 증가한 3억3000만달러에 달해 세계 휴대폰 수출 2, 3위 업체 보유국임을 무색케 했다.
앞으로 변수는 최대 수출국인 중국의 긴축정책 전환과 미국의 금융규제 강화, 유럽의 재정위기의 확산이다. 특히 중국은 이미 지급준비율을 인상하는 사실상 경기 과열을 막기 위한 정책에 돌입해 이에 대한 대비가 시급한 상황이다. 미국도 출구전략을 준비하는 등 대외 환경변화는 이제부터 보다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우리나라 무역수지 흑자의 일등공신인 IT수출이 위축되는 일이 있어서는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