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크게 올랐던 통신주의 조정폭이 커지고 있다.
3일 증시에서 KT는 1.68% 내린 4만3950원으로 마감했다. 올해 초부터 랠리를 시작해 5만600원까지 올랐던 주가가 13.14%나 미끄러졌다. SK텔레콤은 전일 0.58%(1000원) 내린 17만1500에서 변동없이 장을 마쳤다. 18만8000원까지 올랐던 SK텔레콤은 8.78%나 상승폭을 반납하면서 지난 연말 수준의 주가를 유지하고 있다.
스마트폰 경쟁 과열에 대한 우려, 해묵은 규제 이슈 등이 통신주의 주가를 끌어내리고 있다. 올해부터 스마트폰이 본격 확산되면서 통신사의 수익 구조를 바꿀 것이란 기대에 주가가 뛰었지만 통신사의 경쟁이 격해지면서 효과가 희석됐다. 전통적으로 2월에서 4월은 통신사가 새 가입자를 유치하기 위해 보조금을 늘리는 시기라는 점도 작용했다.
황성진 푸르덴셜증권 연구원은 “스마트폰 기대 효과가 한풀 꺾이면서 주가가 떨어지고 있다”며 “스마트폰 보조금 지급 경쟁 등 경쟁 심화로 실적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하락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진단했다.
SK텔레콤이 이번달부터 도입한 초당 요금제도 악재다. 경쟁사인 KT와 LG텔레콤 또한 초당 요금제를 도입하라는 압력이 거세질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스마트폰 효과’가 눈으로 확인되는 올해 하반기부터 통신주의 본격적인 반등이 시작될 것으로 전망했다. 당분간 상승 여력 없지만 상반기 늘어난 스마트폰 가입자들이 하반기 무선데이터 부문의 실적으로 나타나면서 다시 상승 랠리가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권영준 미래에셋증권 연구원도 “올해 말 스마트폰 보급률이 10%까지 올라가면 무선데이터 부문에서 새로 창출될 수익이 상당할 것”이라며 “특히 KT의 경우 아이폰 효과로 연간 성장폭이 시장의 기대를 뛰어넘을 수 있다”고 말했다.
권 연구원은 실제로 지난해 12월 KT의 실적을 살펴보면 아이폰을 출시 1달만에 전년대비 무선데이터 성장폭이 18%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양종인 한국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4분기 3사의 데이터부문 1인당평균요금(ARPU)이 전분기 대비 4.8% 증가했다”며 “아이폰이 지난해 11월 말에 도입됐고 이후 스마트폰 가입자가 꾸준히 증가해 1분기 데이터 ARPU는 크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양 연구원은 “4월말 실적 발표에서 1분기 데이터 ARPU가 발표되고 3월부터 신규 안드로이드폰이 출시되는 점을 감안하면 최근의 주가 조정은 좋은 매수 기회”라고 덧붙였다.
천영환 신영증권 연구원은 “2분기까지는 주가가 행보하겠지만 10∼20% 이상 추가하락할 가능성은 적다”며 “장기 투자를 생각한다면 조정을 많이 받은 지금이 투자의 적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차윤주기자 chayj@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