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빙하기’ 도래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유례를 찾기 어려웠던 지난 1월 한파와 폭설이 우리 경제에 큰 타격을 준 것으로 드러났다.
회복기에 접어든 경기에 연초부터 찬물을 끼얹으며 각종 경제지표를 악화시키는 큰 변수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1월 산업활동, 국제수지, 물가, 고용 등 지표가 정책 당국도 예상못한 수준까지 악화된데는 이상기후가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는데 이견이 없다. 통상 1월 지표가 상대적으로 나쁘긴 했지만 기후 때문에 더 악화됐다는 것이다.
경기지표의 경우 향후 경기국면을 예고해주는 경기선행종합지수 전년동월비가 13개월 만에 하락하고, 전월 대비로 서비스업 생산, 소매판매액지수, 설비투자는 악화되는 등 경기가 주춤하는 모습을 보였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경기 관련지표 악화를 모두 날씨 탓으로 돌릴 수는 없지만 사람들이 외출을 꺼리면서 소비와 서비스업에 큰 타격을 줬다”고 말했다.
이를 반영하듯 1월 소매판매액은 경상금액 기준으로 전월보다 8.6% 감소했다. 이는 2007년 1월 -9.6% 이래 최대 감소폭이다. 백화점 -9.3%, 편의점 -4.6%, 전문상품 소매점 -11.9% 등 최근 살아나던 업태들도 감소세로 전환했다.
서비스업 총지수는 경상기준으로 전월보다 -9.5%나 감소했다.
1월 경상수지도 4억5천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는데 연말 ‘밀어내기 수출’에 따른 부담도 있었지만 한파로 인해 난방과 발전에 필요한 에너지 수입이 급증한 것이 주요인으로 꼽힌다. 폭설 때문에 수출화물 운송의 차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날씨가 물가와 고용에 미친 영향은 더욱 직접적이고 심각했다.
지난 1월 취업자는 전년 동월보다 5천명 증가하는데 그쳤지만 날씨의 영향을 많이 받는 일용근로자는 무려 24만4천명(12.4%)이나 감소했다. 7년여만의 최대 감소율이었다. 또 실업자는 121만6천명으로 실업률이 5.0%로 치솟았다. 실업자는 2000년 2월(122만3천명) 이래, 실업률은 2001년 3월(5.1%) 이래 각각 최고치였다.
한 당국자는 “폭설이 내리는 것을 보면서 1월 고용지표에 대한 기대를 아예 접었다”고 말할 정도였다.
1월 물가는 전년 동월보다 3.1% 상승하면서 9개월 만에 3%대로 뛰어올랐는데 이상한파가 가장 큰 요인이었다. 석유류 가격 상승이 공업제품 가격을 5.4% 올리고 채소류 가격 급등에 따라 신선식품지수가 5.2% 상승한 것. 석유와 농축수산물이 물가에 미친 영향력은 전체 상승분의 37.7%에 달했다.
재정부 관계자는 “1월 지표를 보고 우리도 깜짝 놀랐을 정도로 한파와 폭설의 영향이 컸던 것같다”며 “그러나 날씨는 일시적 요인이기 때문에 우리 경제가 앞으로 회복세를 이어가는데는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