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대중화에 앞장서온 우리나라 대표 천문학자 조경철 박사가 6일 별세했다. 향년 81세.
심장이 안 좋아 투병을 하던 고인은 지난 2일 갑자기 고열에 시달려 연세대 세브란스 병원에 입원했으며 병세가 위독해지면서 이날 오전 10시10분께 숨을 거뒀다.
평북 선천이 고향인 조 박사는 평양고등보통학교를 졸업하고 연희대학교(현 연세대) 물리학과에서 과학도의 꿈을 키웠다.
미국 유학을 떠나 잠시 전공을 바꿔 투스큘럼대에서 정치학과를 졸업했지만 과학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해 결국 펜실베이니아대에서 천문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미국에서 해군천문대 천체물리연구원과 항공우주국(NASA) 최고연구원, 호와드대 교수, 지오노틱스사 우주과학부장 등으로 활약하던 그는 1968년 모교인 연세대 교수로 귀국했다.
조 박사는 이후 경희대와 연세대를 오가며 후학 양성에 힘썼고, 과학기술정보센터 사무총장, 한국천문학회장, 한국산업정보기술연구소장 등을 역임했다. 1969년 아폴로 11호의 달 착륙 상황을 주한미군방송을 보면서 동시통역으로 해설하다 흥분한 나머지 의자에서 넘어지는 장면이 잡혀 ‘아폴로 박사’라는 별명을 얻는 등 대중매체에서 친근하고 소탈한 과학자의 모습으로 폭넓은 사랑을 받아왔다. 1992년에는 한국우주환경과학연구소를 차려 천문학 연구를 계속했으며, 최근에는 강원 화천군 광덕산에 자신의 이름을 따 짓고 있는 ‘조경철 천문과학관’ 건립 사업에도 참여해 열정을 불태웠다.
유족으로는 부인 전계현씨와 아들 서원, 딸 서화씨가 있으며 빈소는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 특2호실에 차려졌다. 고인이 과학자였지만 사회적 활동범주가 넓은데다 단지 동경에 불과했던 우주에 대해 국민에게 희망을 줬다는 점에서 장례는 5일간 ‘사회장(葬)’으로 치르기로 했으며, 장례위원장은 김동길 연세대 명예교수가 맡기로 했다.
발인은 10일 오전 10시이며, 장지는 잠정적으로 일산 통일동산으로 정해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