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파라치가 PC방 노린다

라면 끓여 파는 PC방 고발, 포상금 챙겨

신림동에서 PC방을 운영하고 있는 박모 씨는 최근 관할구청에서 경고 조치를 받았다. ‘식품위생법 21조를 위반했으며 향후 시정조치를 하지 않으면 100만원의 벌금을 물리겠다’는 내용이었다. 어떤 위반인지 서둘러 구청에 문의한 결과 박씨는 구청 담당자는 안됐다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식파라치에게 당하셨네요”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PC방을 노리는 식파라치가 기승을 부리기 시작했다. 식파라치들은 ‘음식점 영업 허가를 받지 않은 업소에서 조리된 음식 판매’를 금지한 식품위생법 21조를 악용, 라면을 끓여서 파는 PC방을 관할 관공서에 고발하고 있다.

어느 정도 규모를 갖춘 PC방은 상당수가 손님에게 컵라면이나 냉동식품은 물론 끓인 라면도 팔고 있다. 식파라치들은 라면을 끓여서 파는 PC방을 고발, 그 댓가로 5만원 정도의 포상금을 받는다.

현행 식품위생법에서는 컵라면이나 커피, 녹차 등 단순히 끓인 물을 부어주는 행위는 상관 없지만 봉지라면을 끓여 주는 행위는 휴게음식점 영업 신고를 하지 않는 한 불법으로 규정하고 있다. 아울러 일단 대용량으로 나온 단무지나 김치를 소량으로 나누어 손님에게 주는 행위도 식품위생법 위반이다.

전국 PC방 업주들의 단체인 한국인터넷PC문화협회는 식파라치에 대한 주의를 회원사들에게 전달하고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보건복지가족부는 물론 각 지자체에도 이 문제를 해결할 방안을 논의할 방침이다.

조영철 협회 국장은 “현행법이 있기 때문에 지자체들도 식파라치의 신고를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정부 및 지자체와 협의 결론이 나오기 전까지 모든 식품류의 조리 후 제공행위를 금지하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조 국장은 또 “보건복지부에서는 PC방에서 라면을 끓여서 팔려면 휴게음식점으로 신고를 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간편조리식품에 대해서는 신고를 하지 않아도 된다는 일부 판례가 있다”라고 덧붙였다.

장동준기자 djj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