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전화 `빅5`, 스마트폰 반격 나섰다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스마트폰 시장에서 전통의 휴대전화 제조업 ’빅5’의 반격이 이어지고 있다.

그동안 애플, 림, HTC 등 스마트폰 전문 제조업체의 부상으로 위기감에 휩싸였던 이들 ’빅5’는 저마다 전략과 제품으로 휴대전화 시장 주도권을 회복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에 따라 스마트폰 시장 수성에 나선 전문 제조업체와 본격적인 시장 공략에 나선 ’빅5’ 간 2라운드 승부에 소비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스마트폰 제조업체 부상…’빅5’ 위협=시장조사업체인 SA(STRATEGY ANALYTICS)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휴대전화 시장 규모는 11억3천190만대로 이중 78.5%를 ’빅5’가 차지했다.

여전히 전 세계 휴대전화 5대 중 4대는 ’빅5’ 업체들이 생산한 셈이다.

업체별로 보면 노키아가 4억3천180만대, 38.1%의 시장 점유율로 1위를 유지했고, 삼성전자 2억2천710만대(20.1%), LG전자 1억1천790만대(10.4%), 소니에릭슨 5천700만대(5%), 모토로라 5천500만대(4.9%) 등의 순이었다.

문제는 ’빅5’의 시장 점유율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2008년 81.8%였던 ’빅5’의 점유율은 지난해 80% 밑으로 떨어졌다.

특히 삼성전자와 LG전자를 제외한 노키아(39.8%→38.1%), 소니에릭슨(8.2%→5%), 모토로라(8.5%→4.9%) 등은 시장 점유율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빅5’의 점유율 하락은 스마트폰 전문 제조업체의 부상 때문이다.

’블랙베리’를 생산하는 림은 지난해 3천450만대의 휴대전화를 판매해 전체 생산대수에서 ’빅5’를 바짝 추격했고, 애플(2천510만대), HTC(1천40만대) 등도 판매량이 급증하고 있다.

스마트폰 시장만 놓고 보면 노키아를 제외한 나머지 ’빅5’의 고전은 더욱 뚜렷하다.

지난해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노키아가 38.8%로 1위를 차지했을 뿐 림(19.7%), 애플(14.4%), HTC(6%) 등 전문업체들이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반면 전체 휴대전화 시장에서 글로벌 양강체제를 구축한 삼성전자(3.7%)는 물론, 모토로라(3.3%), 소니에릭슨(0.5%) 등 나머지 ’빅5’들은 이들 전문업체에 뒤처지는 성적을 기록했다.

문제는 스마트폰 시장의 급성장으로 이러한 양상이 가속화될 수 있다는 점이다. 시장조사업체인 IDC는 세계 스마트폰 시장이 오는 2013년까지 연평균 20% 이상 늘면서 2013년에는 4억대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며, 전체 휴대전화의 40%를 스마트폰이 차지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세계 최대 인터넷기업인 구글이 스마트폰 ’넥서스원’을 내놓은데 이어 마이크로소프트(MS)와 소니도 스마트폰 시장에 뛰어들 것으로 알려지는 등 스마트폰 시장 경쟁이 가속화되고 있다.

◇’빅5’ 반격…“스마트폰 시장 주도권 내놔”=전문 제조업체에 주도권을 내준 ’빅5’는 더 이상 대응이 늦어질 경우 경쟁에서 탈락할 수 있다는 위기감을 토대로 지난해 이후 스마트폰 전략을 새로 짜고 있다.

지난해 ’엑스페리아’로 스마트폰 시장에 진입한 소니에릭슨은 9일 싱가포르에서 미디어데이 행사를 열어 첫 안드로이드폰 ’엑스페리아 X10’를 비롯해 ’엑스페리아 X10’의 특징을 신용카드보다 작은 크기에 담은 ’엑스페리아 X10 미니’, 쿼터 키패드를 장착한 ’엑스페리아 X10 미니 프로’ 등 3종의 안드로이드폰을 내놨다.

아울러 동영상에 특화된 ’비바즈’, ’비바즈 프로’ 등 2종의 심비안 OS 탑재 스마트폰도 공개했다.

소니에릭슨코리아 한연희 대표는 “소니에릭슨은 더 이상 일반 휴대전화 제조업체가 아니다”면서 “이번 5종의 스마트폰을 시작으로 소니에릭슨은 앞으로 영화, 음악, 게임,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 등을 아우르는 진정한 커뮤니케이션 엔터테인먼트 브랜드로 거듭날 계획”이라고 말했다.

소니에릭슨은 스마트폰 전략과 관련해 삼성전자와 마찬가지로 멀티 OS 전략을 추구하기로 했다.

글로벌 시장을 고루 공략하기 위한 제품에는 안드로이드 OS를, 유럽 등에는 심비안 OS 탑재 제품을 꾸준히 생산할 계획이다.

지난해 말 ’드로이드’로 미국 시장에서 성공을 거둔 모토로라는 추가 안드로이드폰을 잇따라 내놓는 등 ’안드로이드’ 올인 전략을 펼치고 있다. 모토로라는 지난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 열린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Mobile World Congress) 2010’ 행사에서 8번째 안드로이드폰 ’?치’(QUENCH)를 공개하면서 오는 4월 미국 시장을 시작으로 세계 시장 공략에 나선다.

모토로라는 특히 중국에 이어 국내에 애플리케이션 스토어인 ’모토 스토어’ 오픈을 검토하는 등 애플리케이션 경쟁력 확보에도 세심한 신경을 쓰고 있다.

지난해 글로벌 휴대전화 시장 양강체제를 구축한 삼성전자는 소니에릭슨이나 모토로라와 달리 독자 플랫폼인 ’바다’를 탑재한 스마트폰 ’웨이브’(Wave, S8500)를 선보이면서 스마트폰 시장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삼성전자는 올해를 스마트폰 시장 대중화 원년으로 선포하고 선진국 시장 뿐 아니라 개발도상국에서도 혜택을 볼 수 있도록 합리적인 가격의 보급형 스마트폰을 공급하기로 했다.

삼성전자는 독자 플랫폼인 ’바다’ 뿐 아니라, 안드로이드, 윈도폰7, 리모 등 멀티 OS 전략을 통해 다양한 지역의 소비자 수요를 맞춰나갈 계획이다.

지난해 글로벌 ’톱3’ 자리를 공고히 한 LG전자는 스마트폰 시장에서도 2012년 두자릿수 점유율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올해 20여종의 스마트폰을 출시할 계획이다. LG전자는 당분간 독자 OS를 개발하기 보다는 안드로이드나 윈도폰7 등을 탑재한 휴대전화 개발에 주력할 방침이다.

’빅5’ 중 유일하게 스마트폰 시장에서도 강세를 보이고 있는 노키아는 스마트폰 대중화를 겨냥한 ’C 스마트폰 시리즈’의 첫 번째 모델인 ’C5’를 이달 초 공개했다.

오는 2분기 출시될 ’C5’는 185달러 정도의 저렴한 가격이 책정된 제품으로, 일반 휴대전화의 외양에 스마트폰의 기능을 갖춘 제품으로 평가된다.

노키아는 고가 제품 위주의 스마트폰 시장에 저렴한 가격의 ’C5’를 내세워 유럽, 아시아, 중동, 남미 등 전 세계 시장을 고루 돌풍을 불러일으킬 계획이다.

노키아는 아울러 ’MWC 2010’에서 인텔과 손을 잡고 내놓은 모바일 플랫폼 ’미고’(MeeGo)를 통해 스마트폰은 물론 휴대용 컴퓨터, 넷북, 태블릿 PC, 미디어폰, 차량용 인포테인멘트 시스템 등 다양한 하드웨어 시장을 동시 공략해 나갈 예정이다.

[연합뉴스]